"현역의원 11명, 통일교한테 후원금 받아"…경찰, 정치권 수사 정조준

이강준 기자
2025.12.30 16:50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경찰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관련해 2019년 당시 여야 현역 국회의원 11명이 후원금을 받았다고 봤다. 초기 단계인 수사가 진행되면 숫자를 더 늘어날 수 있다. 경찰은 공소시효가 임박한 한학재 통일교 총재 등 관계자 4명을 먼저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금품 수수 의혹 사건 수사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은 한 총재와 정원주 전 총재 실장,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송광석 전 통일교 한국협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2019년 1월 현역이던 여야 정치인 11명에게 불법으로 후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이 개인 명의로 후원금을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까지 지급한 뒤 통일교 법인으로부터 돈을 보전받는 방식으로 범행했다고 봤다.

특별전담수사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회의원 11명 명단을 밝힐 순 없고 (후원금)액수는 각 10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수사 시작단계라 상당 진행이 남아있다"며 "수사 진행되면서 늘어날 수 있고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사건을 인지하게 돼 진행 상황에 따라 상당 부분 수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지난 15일 경기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 등 10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윤석열 정권과 통일교가 연관된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들 11명은 경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회계 자료와 관련자의 진술을 교차 분석해 나온 숫자다. 다만 아직 경찰 수사 대상에 포함되진 않았다. 경찰이 현재까지 조사한 피의자와 참고인은 이날 송치한 통일교 관계자 4명을 포함해 30명이다.

경찰은 지난 24일과 26일 송 전 회장을 두 차례 불러 한 총재 등 정치권 로비에 대한 윗선 개입 여부를 조사했다. 28일에 조사 받은 정 전 실장은 현재 피의자 신분이다.

정치자금법 위반 공소시효는 7년이다. 2019년 1월에 범행이 일어났다고 보는 만큼 경찰은 내년 1월초에 공소시효가 만료된다고 보고 한 총재 등 통일교 관계자 4명을 송치했다.

경찰은 2018년 이후 통일교가 전 의원과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수천만원의 금품을 전달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전 의원에 뇌물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 의원은 2018년 통일교로부터 현금 2000만원과 1000만원 상당 명품 시계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본부장의 최초 진술대로라면 전 의원에게 적용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공소시효는 이달 31일로 만료된다. 경찰이 금품 대가성을 입증해 뇌물죄가 적용되면 공소시효는 15년까지 늘어난다. 수사팀 관계자는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 모두 확인 중"이라고 했다.

또 전 의원이 받은 시계의 가격이 1000만원을 넘긴다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돼 공소시효가 지금보다 3년이 늘어난다. 경찰은 이 부분도 집중 수사 중으로 지난 23일 불가리코리아·까르띠에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특검에서 사건이 넘어올 때 브랜드 두 개가 지정이 됐다. 이 부분에 대해 빠짐 없이 모두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전 의원이 어떤 시계를 받았는지, 시계 수수 여부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았다.

전 의원 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일각 지적에 대해선 경찰은 오해라며 빠르게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관계 철저히 규명위해 다하고 있고 분석하다가 이 사건이 발견됐다"며 "공소시효 얼마 안남아서 긴급히 진행해 짧은 시간이지만 이 부분 할당해서 송치했다. 그 가운데서도 특검 이첩사건(전 의원 등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열심히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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