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정신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과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동료지원인제도의 실질적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관련 시행규칙안의 보완을 보건복지부에 요청했다.
30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최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과 관련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해당 개정령안은 지난해 3월 정신건강복지법이 개정되면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위임한 △정신건강전문요원 수련기관 대상 △수련기관평가 기준·방법 △수련기관 지정취소에 관한 사항 등을 규정한 게 골자다.
인권위는 "개정령안이 동료지원인제도의 본질적 기능을 충분히 담지 못하면 '이름만 있는 제도'로 형식화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동료지원인제도는 치료·회복 과정을 경험한 정신장애인이 다른 정신장애인에게 상담과 교육 등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다.
인권위는 우선 개정령안에 동료지원인의 자격요건과 결격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아 서비스의 전문성과 안전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령안에서 신설된 주간형 쉼터와 관련해서는 동료지원쉼터의 본질인 '위기 시 긴급 보호처'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종일형(24시간) 쉼터 설치를 확대하고 주간형 쉼터가 병행 도입되더라도 정신장애인의 상시적 위기 대응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대책 마련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개정령안이 '동료지원쉼터는 2명 이상의 동료지원인을 갖춰야 한다'고 규정한 데 대해선 이같은 인력 기준으로는 동료지원 쉼터의 위기 대응 기능이 현실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봤다. 인권위는 "동료지원인의 심각한 소진을 초래할 수 있어 적정 인력 배치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동료지원인의 고용 안정을 위해 심리 지원, 슈퍼비전(전문가 지도), 직무 스트레스 관리 등 구체적인 보호·지원 체계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또 쉼터 운영평가에서 질적 지표를 도입·확대해 서비스 수준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권위는 "동료지원인제도가 정신장애인의 회복과 자립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주도, 인권 기반 정신의 건강정책이라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 취지를 온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