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서 차량 화재를 목격하자 소화기를 들고 달려와 불길을 진압한 뒤 조용히 떠난 시민을 경찰이 수소문하고 있다.
6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오후 5시30분쯤 울산 북구 강동번영로 경주 방향 1차선 정체 구간에서 4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주행 중이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앞서가던 승용차 3대를 잇달아 들이받았고, 승용차 1대 전면부에서 화재가 났다.
인근을 지나던 울산경찰청 안보수사과 소속 경찰관 5명은 '쾅'하는 굉음을 듣고 곧바로 현장에 뛰어들었다. 피해 차량에서는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차량 안에는 사고 충격으로 의식이 흐릿한 70대 남성 운전자와 고통을 호소하는 60대 여성 동승자가 갇힌 상태였다.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급한 상황에 경찰관들은 "소화기, 소화기!"를 다급하게 외치며 찌그러진 문을 열고 부상자들을 구조해 갓길로 옮겼다. 주변에 있던 시민들도 구조에 동참했다.
그런데 그때 현장을 지나던 흰색 카니발 차량이 비상등을 켜고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남성은 소화기를 꺼내 불이 난 차량으로 달려갔고, 침착하게 엔진룸을 향해 소화액을 분사하며 화재를 진압했다. 거세게 타오르던 불길이 잡히자 남성은 묵묵히 다시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났다.
경찰은 "그가 아니었다면 차량 폭발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라며 남성 신원이 확인되는 대로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부상자 구조와 교통 통제를 도운 40대 시민에게는 북부경찰서장 감사장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