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당시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종점을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해 특혜를 줬다는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국토교통부 김모 서기관이 "공소사실이 불명확하다"며 혐의 전부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박준석)는 10일 직권남용·업무상 배임·사기 등 혐의를 받는 김 서기관 등에 대해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김 서기관 측은 "범행을 전부 부인하고 증거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직권남용 부분 공소사실이 굉장히 길고 명확하지 않아서 공소사실 불특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의견은 기록 검토 후에 내겠다고 했다.
같이 기소된 또 다른 국토부 서기관과 사무관은 사실관계는 인정하되 법리를 다투겠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 직원들과 용역업체 관계자들은 대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제일 복잡하고 쟁점이 많은 부분은 직권남용 부분이 될 텐데, 증거 등사가 다 되지 않은 관계로 의견서가 제출되는 대로 심리 계획을 논의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서기관 등 국토부 공무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2022년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로부터 지시를 받고 같은해 4월부터 2023년 5월까지 국토부가 발주한 양평고속도로 타당성 평가 용역 감독 과정에서 평가 용역업체들에 합리적 검토 없이 김 여사 일가 땅이 있는 양평군 강상면이 종점으로 최적이라는 결론을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 서기관은 2022년 12월쯤 타당성 평가 용역 일부가 이행되지 않았음에도 '100% 이행됐다'는 허위 용역감독 조서를 작성하고 국토부 지출 담당자에게 제출해 용역업체에 잔금 3억3459만원이 지급되게 한 혐의도 있다.
함께 기소된 국토부 서기관과 사무관은 지난해 6월 양평고속도로 타당성 평가 용역업체가 제출한 과업수행계획서의 4쪽 분량을 삭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용역업체 관련자 2명도 지난해 7월 특검의 업체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외장하드 은닉을 지시·실행해 증거은닉 교사와 증거은닉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한편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해당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김 서기관이 한 용역업체로부터 3500만원 상당의 금원·금품 등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해 재판에 넘겼지만, 법원이 김 여사 수사 관련성을 인정하지 않아 공소를 기각했다. 이에 특검팀은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