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상 보험사가 가해 운전자에게 청구할 수 있던 사고부담금 한도는 의무보험에 제한된 것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임의보험을 가입했다면 보험사가 한도 이상의 사고부담금을 운전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다. 현재 구상한도를 정해둔 해당 규정은 폐지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보험사가 B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부분을 깨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무면허인 B씨는 2022년 1월 차량을 운전하다 잠이 들었고, 경찰관들이 차량 창문을 두드려 B씨를 깨우다 차량이 앞으로 돌진해 경찰이 부상을 입었다.
B씨는 해당 차량에 대해 '대인배상I(의무보험)'과 '대인배상II(임의보험·1인당 무한)' 내용이 포함된 A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다.
해당 보험약관에 따르면 무면허 운전 중 사고로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경우 B씨는 대인배상I 내용과 관련해 사고당 300만원을, 대인배상II 내용과 관련해 사고당 1억원의 각 사고부담금을 A사에 납입해야 한다. 또 A사가 피해자에게 사고부담금을 포함해 손해배상금을 우선 지급한 뒤 B씨에게 사고부담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A사는 2022년 4월부터 11월까지 피해자 경찰에게 2279만원 상당의 대인배상 보험금을 지급했다. 이어 A사는 대인배상I에 해당하는 금액은 240만원뿐이고 나머지 2000만원 상당은 대인배상II와 관련된 금액이라는 이유로 B씨가 사고부담금을 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사고 발생일 당시 시행중이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제외한 교통사고 사망·부상의 경우 보험회사의 구상금액 한도를 사고 1건당 300만 원으로 정하고 있다"며 "무면허운전 인적 피해에 관한 사고부담금의 상한을 1사고당 1억 원으로 정한 보험사 약관은 무효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심도 보험사 측 항소를 기각했다.
과거 자동차손배법은 음주운전·무면허·뺑소니 사고 시 보험사가 가해 운전자에게 요구할 수 있는 사고부담금의 한도를 제한했다. 무면허 사고의 경우 300만원이 상한이었다. 현행법에선 해당 규정이 폐지됐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자동차손배법 시행규칙이 정하는 한도인 300만원은 임의보험이 아니라 의무보험에만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약관법상 해당 조항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공정을 잃은 약관 조항'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