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가정 밖 청소년의 주거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을 관계부처에 권고했다. 가정 밖 청소년이 보호자 동의 없이도 쉼터에 입소하고, 19세 미만이라도 공공임대주택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2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2일 성평등가족부·국토교통부·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이 같은 내용의 법·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헌법 제35조가 모든 국민의 쾌적한 주거생활을 국가의 책무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가정 밖 청소년은 보호자로부터 이탈한 사유로 지원이 제한되거나 배제돼 주거권의 주체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우선 성평등가족부에 청소년복지지원법상 '가정 밖 청소년'의 정의를 확대해 본인 의사에 따라 가정에서 거주하지 않기로 한 청소년도 포함하고, 청소년이 쉼터 입소를 희망할 경우 보호자 동의가 필요 없다는 점을 명확히 규정하라고 권고했다.
또 청소년쉼터와 청소년자립지원관 설치를 확대하되 가정 밖 여성 청소년의 성폭력·성착취 피해 예방을 위해 성별 특성을 고려한 주거 지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토교통부에는 주거기본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해 가정 밖 청소년을 주거권 보장 대상에 명시하고, 19세 미만 가정 밖 청소년도 공공임대주택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보건복지부에는 15세 이상 청소년이 쉼터 등에서 중도에 퇴소하더라도 자립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가정폭력 등으로 귀가가 어려운 경우 청소년 의사를 존중해 보호자 반대와 관계없이 시설 보호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라고 했다.
인권위는 "현행 주거 관련 법률과 정부 주거지원 제도는 가정 밖 청소년에게 문턱이 높다"며 "이번 권고가 법과 정책 개선으로 이어져 가정 밖 청소년의 주거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