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12명 증원…"적체 해소" vs "속도 안 중요해"

오석진, 양윤우, 정진솔, 이혜수 기자
2026.02.24 15:56

[사법개혁 3법 톺아보기]④법원조직법 개정안 14명→26명…2년후 매년 4명씩 증원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지난해 10월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를 위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대법관을 대폭 늘리는 방안이다. 상고심 적체를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으나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합의'된 판례를 내놓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대법관을 현재 14명에서 26명으로 12명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안 공포 2년뒤 4명을 증원하고, 3년과 4년이 지나면 각 4명씩 추가하는 방식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이재명 대통령은 총 22명의 대법관을 임명할 수 있게 된다. 증원하는 12명 전원과 재임 중 임기가 만료되는 10명을 모두 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대법관 임기는 6년이다.

대법관 증원은 상고심 적체의 해법이 될 수 있다. 현재 대법관 14명 중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은 일상적으로 재판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다. 결국 12명의 대법관이 연간 4만~5만건의 상고 사건을 다루다보면 심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논리가 나온다.

정태호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대법관 숫자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다"며 "대법관이 만능이고 신적인 존재가 아닌데 수가 너무 적다"고 말했다. 독일은 최고법원에서 일하는 대법관 숫자가 300명이 넘는다.

또 다른 서울 소재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이 유일한 최고 사법기관이라면 대법관을 지금처럼 소수로 운영하고 상고를 제한하는 방식이 맞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상고의 문턱을 높이는 것이 진정 일반 국민들을 위한 방식인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반면 신중히 논의해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특히 대법관 증원으로 전원합의체가 2개로 늘어나는 것에도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인은 "전원이 참석하지 않는 전원합의체인데 명칭부터 잘못됐고 두 재판부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 과중이 줄어 대법 판결이 빨리 나올 수 있겠지만 대법 판결은 기계적이어선 안 된다. 속도가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대법관 증원이 역설적으로 다양성을 헤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도 정책이 계속 법원을 넘지 못하자 대법관 증원을 시도했다"며 "사법 장악이라는 정치적 의도는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사법개혁 3법/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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