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제도는 대법원의 확정판결도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국민의 권리 구제를 위한 최후의 보루를 만들겠다는 취지이지만 4심제로 연장될 뿐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은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빠진 법원의 재판을 다시 넣는 식으로 재판소원을 도입하고 있다. 헌법소원으로 다툴 수 있는 확정된 판결 요건으로는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한 경우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그 밖에 헌법·법률 위반으로 기본권 침해가 명백한 경우다.
청구는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로 제한하고 인용 시 헌재가 해당 재판을 취소하면 법원이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하도록 규정한다.
법안 시행 시 대상이 되는 사건들은 표현의 자유·종교의 자유 등 기본권과 관련된 사건 유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재판소원을 도입하면 제안 이유처럼 국민의 기본권 보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국민의 권리구제 수단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
헌재에 몸담았던 한 교수는 "여태까지 한정위헌 판결을 해도 법원에서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아 기본권 구제에 공백이 있었다"며 "기본권 구제를 위해 법제화하는 과정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재의 기능은 재판이 기본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이후 판결은 어차피 법원이 다시 하는 것"이라며 "다른 영역에서 판단하는 다른 기관이므로 권력 다툼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헌재 결정에 따라 법원이 다시 재판을 해야 하기 때문에 헌재가 대법원보다 우위에 서도록 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법원도 재판소원제 도입시 헌재에 권력이 쏠리는 데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대법원은 "재판소원을 통해 헌법 해석 권력을 집중시키면 헌재는 통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판사들도 비슷한 이유로 반대한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는 "최종적으로 헌재에 권력을 실어주는 모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한 부장판사도 "'기본권 침해'의 범위가 넓어 사실상 4심제가 되는 것"이라며 "헌재 판결에도 불복할 경우 어디까지 판단을 늘릴 것인지 의문이다. 법원 판단을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