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3대 행정구역 통합 특별법에 대해 "법안 원문 분석 결과 총 99개의 문제 조항이 확인됐다"며 "본회의 통과 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졸속으로 통과시키는 것은 입법기관의 책임을 내버린 것"이라며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지 말고, 보류 중인 대구·경북, 대전·충남 통합특별법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분권은 행정구역 통합이 아닌 국가 사무와 자치 사무의 명확한 구분, 지방세 확충 등 제도적 기반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며 "권한 이양으로 비대해진 단체장을 통제할 수 있는 견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실련은 행안위를 통과한 3대 행정구역 통합 특별법안 전수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 팀장은 "법안은 단체장의 개발사업 승인 하나로 41개 국가 법령의 인허가를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며 단체장에 대한 권한 집중과 민간개발 특혜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단체장의 권한 남용에 대한 실질적 견제 장치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 팀장은 "단체장의 대규모 개발사업 승인 시 시의회의 동의나 승인이 아닌 단순 보고만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며 "감사위원회를 독립기관이 아닌 시장 소속으로 두는 조항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환경부가 담당하던 환경영향평가 권한 등을 통합특별시장에게 이양해 개발사업의 추진 주체와 환경 심사 주체가 동일해지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건형 수원경실련 사무처장은 "현재 논의 중인 특별법은 지역마다 소통령을 만들어주는 법안"이라며 "선출된 단체장이 속한 정당이 지역 의회의 과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선 24일 열린 국회 법사위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전남·광주 통합특별법을 단독 의결했다. 충남·대전, 대구·경북 통합특별법은 야당과 지역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혀 보류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지역에서 반대하는 행정통합 입법을 강행할 수 없다"는 입장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