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해요, 숨 안 쉬어져" 은마아파트 화재 숨진 여학생의 신고 전화

남미래 기자
2026.03.01 09:31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에서 경찰, 소방 관계자들이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18분쯤 발생한 화재로 1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2026.2.2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화재의 최초 신고자가 이번 사고로 숨진 10대 여학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1일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화재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최초 신고는 24일 오전 6시 18분 접수됐다. 숨진 김모(17)양으로 추정되는 신고자는 "지금 불났어요"라고 말한 뒤 주소를 묻는 말에 "은마아파트"라고 답했다.

소방이 김 양에게 구체적인 동·호수를 묻자 "몇 동이지, 어떡해요. 죽으면 어떡해요. 숨이 안 쉬어져 어떡해요"라며 공포를 호소했다.

김 양은 집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창문 쪽에서 구조를 기다리며 화재 상황을 신고한 것으로 보인다. 집에 몇 명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양은 "3명"이라며 "한두 명은 나온 것 같다. 빨리 와주라"고 구조를 요청했다.

오전 6시 20분쯤에는 김 양의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이 119에 전화를 걸어 "언니는 어떡해", "딸이 있어요"라고 말하는 등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자가 주변인에게 "언니는 어디 갔는데 왜 안 나오냐고"라고 말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소방청 화재상황보고서에 따르면 화재 당시 세대 내 화재 감지기는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발신기와 비상방송설비만 작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불이 세대 내 주방 바닥 인근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집한 조명 등 일부 전기 기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다.

이번 화재로 8층 한 세대가 전소됐고, 가재도구 등이 소실됐다. 9층 베란다 일부도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은 약 7736만원(부동산 3376만원, 동산 436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은마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은마아파트는 1979년 준공된 대표적인 노후 단지로, 1992년 소방법상 공동주택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조항이 도입되기 전에 착공돼 관련 규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화재 안전 설비 측면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