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억 도박사이트 불법 운영했는데…법원 전원 무죄, 왜?

남미래 기자
2026.03.01 14:17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수백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의 위법한 증거 수집으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1일 뉴스1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지윤섭)은 도박 공간개설 혐의로 기소된 A씨(40대) 등 9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불법 도박사이트 청주지역 총책인 A씨는 2021년 9월부터 2022년 4월까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약 281억원의 도박금을 입금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 조직원 B씨(40대) 등 8명은 사이버머니를 충전하거나 환전, 대포통장 계좌를 모집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앞서 투자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한 계좌가 도박사이트 환전 계좌로 사용된 사실을 확인하고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청주 한 사무실에서 IP주소를 해외로 돌려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금융기관을 압수수색 하는 등 A 씨 일당을 검거했다.

그러나 재판에 넘겨진 A씨 일당은 "경찰이 위법한 수사를 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경찰이 압수수색 당시 금융기관과 포털에 압수수색 영장 원본이 아닌 사본을 팩스로 제시했고 압수 이후에도 압수품 목록을 A씨 등에게 교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그제야 압수수색 영장 원본을 제시하며 수습에 나섰으나 재판부는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은 영장 집행 절차에서 팩스를 송부했을 뿐 영장 원본을 제시하지 않았고 사건이 기소되고 영장 집행일로부터 3개월~1년 10개월이 지나서야 원본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 등이 도박사이트 운영에 관련된 것이 아닌지 상당히 의심스럽긴 하지만 영장이 적법하게 집행됐다고 볼 수 없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입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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