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영등포서 경비과장 '총경급' 첫 격상…여의도 집회 대응 강화

박진호 기자
2026.03.11 16:24
영등포 집회·시위 신고 및 개최 현황/그래픽=이지혜

경찰이 서울 영등포경찰서 경비과장 직급을 '총경(4급)'으로 한 단계 격상한다. 일선서 경비과장이 총경급으로 상향되는 건 영등포서가 처음이다. 국회와 증권가 등 집회·시위 수요가 높은 여의도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조치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내부 훈령 개정을 통해 영등포서 경비과장 직급을 총경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일선서 경비과장은 관할 지역에서 진행되는 집회·시위에 대응하고 주요 시설 경비 점검을 책임진다.

현재 서울 내 총경급 과장이 있는 일선서는 송파경찰서와 강서경찰서 두 곳 뿐이다. 두 곳 모두 범죄예방과장이 총경이다. 다만 강서서의 경우 이번 개정을 통해 범죄예방과장이 총경에서 경정(5급)으로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총경급 과장은 송파서와 영등포서만 남게 되는 셈이다. 특히 총경급 경비과장은 영등포서가 처음이다.

영등포서의 경비과장 직급 상향 배경에는 지역적 특성이 자리한다. 영등포서는 국회와 여야 당사, 금융·증권가 등 집회·시위가 빈번히 열리는 여의도를 관할한다. 대법원·대검찰청 등이 모여있는 서울 서초동과 함께 서울 내 집회·시위 개최 건수가 많은 지역 중 하나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영등포 지역에서 열린 집회·시위 건수는 총 1871회로 집계됐다. 전년(1095회) 대비 70.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집회 신고 건수도 2385건에서 3296건으로 30% 가량 늘었다.

경비 수요도 높다. 지난해 12월에는 국회 외곽 담장에 방화를 시도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같은해 1월엔 국민의힘 당사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협박 팩스가 전송돼 경찰이 수색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영등포서는 서장 계급도 경무관(3급)으로 상향하기로 한 만큼 집회·시위 대응력과 치안 수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경은 경찰청장을 맡는 치안총감(차관급)에 이어 치안정감(1급)·치안감(2급)·경무관 다음으로 높은 계급이다. 경찰 조직 내에서는 '경찰의 꽃'이라 불린다. 일반적으로 일선 경찰서장과 본청·시도경찰청의 과장을 맡아 핵심 업무를 담당한다.

경무관급 경찰서로의 승격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도 예상된다. 경무관 경찰서로 승격 시 예산과 장비 지원 등이 늘어난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말 서울 영등포·관악경찰서와 경기 화성동탄·파주·고양 총 5개 경찰서의 서장 직급을 총경에서 경무관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일선서의 총경급 과장은 점진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시행되는 곳 보다는) 미시행 경찰서 위주로 총경급 과장을 먼저 늘릴 것"이라며 "다만 한정된 총경 계급 인원을 늘리려면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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