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대출' 양문석 의원직 상실형 확정…재판소원땐 직 유지? 악용 현실화하나

이혜수 기자
2026.03.12 16:23

(종합)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뉴시스

재판소원제도를 도입한 첫날 재판소원이 비리 국회의원의 임기 연장에 악용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했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 판결을 받았다. 양 의원은 즉각 재판소원 청구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재판소원과 함께 대법원 판결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하고 헌법재판소가 이를 인용하면 재판소원 결론이 나올 때까지 의원직 유지가 가능하다. 다만 원칙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일 뿐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12일 양 의원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 사건 상고심에서 사기 혐의에 대한 상고를 기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따라 양 의원은 즉시 의원직을 잃게 됐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실효되지 않은 경우 피선거권이 없다고 규정한다.

양 의원은 선고 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재판소원 청구를 검토하겠단 뜻을 밝혔다. 양 의원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지만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면 변호인단과 상의해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아보려고 한다"고 했다.

재판소원은 법원 재판도 헌법소원 심판 대상이 되게 하는 제도다. 이날 시행되면서 시리아 국적 외국인이 청구한 강제 퇴거 관련 사건이 1호 재판소원으로 정해졌다. 2호는 납북귀환어부 유족이 청구한 사건으로 '형사보상 지연 국가배상 청구 기각 취소'와 관련된 재판취소 사건이다.

재판소원은 확정된 재판이 헌재 결정에 반하거나,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헌법·법률을 명백히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 헌재가 법원의 재판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하면 해당 재판을 취소할 수 있다. 법원은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재판소원 제도 시행에 따라 양 의원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의원은 헌재에 재판소원을 청구하면서 대법원 판결 효력을 정지해달란 가처분 신청을 함께 낼 수 있다. 헌재는 사전심사를 통해 양 의원의 가처분 신청이 적법 요건을 갖췄고 전원재판부에 회부해 심리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결정하면, 가처분을 인용할지 여부를 판단한다.

만약 헌재가 양 의원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양 의원의 의원직은 재판소원 선고 시까지 유지된다. 이날 공포 및 시행된 헌재법 개정안에 따르면 헌재는 재판소원 청구를 받았을 때 직권 또는 청구인의 신청으로 재판소원 선고 때까지 법원 판결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양 의원이 그대로 의원직을 상실할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 많다. 재판소원과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려면 양 의원이 재판 과정에서 기본권을 침해당했는지 등 여부가 인정돼야 한다는 점에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양 의원의 사건이 기본권을 침해하는 판결이어야 헌재에서 판단할 것"이라며 "보통 절차에 따라 일상적으로 재판이 진행됐다면 대법 판결 효력 정지 가처분이 인용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헌재는 가처분을 인용하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고 했다.

양 의원은 아내 서모씨와 공모해 2021년 4월 대학생인 딸 이름으로 11억원의 사업자 대출을 받아 서울 서초구의 31억2000만원 상당 아파트 구매 비용을 충당한 혐의를 받는다. 대출 과정에서 새마을금고를 속이려고 증빙 서류를 위조해 제출한 혐의(사문서위조 및 행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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