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마약' 한국에 뿌린 박왕열, 'IQ 50' 지적장애인도 이용했다

김희정 기자
2026.03.29 13:43
'마약왕' 박왕열(48)이 27일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전세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며 텔레그램 등 메신저를 이용해 필로폰과 엑스터시, 케타민, 대마 등 마약류를 한국에 대량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사진=뉴스1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이 지적장애인 등 사회 취약층을 운반책으로 내세워 대량의 필로폰을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박왕열은 지적장애가 있는 남성에게 돈을 주고 필로폰 운반을 맡긴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남성은 필리핀에서 마약을 국내로 들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남성은 생활고를 겪던 중 2024년 6월 필리핀으로 건너가 현지 숙소에서 필로폰 약 1480g을 건네받았다. 이는 약 4만9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규모로, 시가 약 1억4800만원 상당에 달했다.

이후 남성은 다음 날 국내로 입국해 인천국제공항에서 다른 인물에게 마약을 전달했고, 그 대가로 약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군 복무 중 지능지수(IQ) 약 50 수준의 경도 지적장애 진단을 받아 전역한 이력이 있었다.

한편 박왕열은 2024년 6월 공범에게 지시해 필리핀에서 필로폰 1.5kg을 커피 봉투에 담아 국내로 들여오고, 같은 해 7월에는 외국인을 통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필로폰 3.1kg이 담긴 캐리어를 공범에게 전달해 김해공항으로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9년 11월부터 2020년까지 국내 공범에게 지시해 서울, 부산, 대구 일대 소화전과 우편함 등에 마약을 숨겨 유통한 혐의도 받는다.

현재까지 확인된 유통 규모는 필로폰 약 4.9kg을 비롯해 엑스터시 4500여 정, 케타민 약 2kg, LSD 19정, 대마 3.99g 등으로 시가 30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지난 25일 송환된 박왕열을 상대로 간이 시약 검사를 진행해 필로폰 양성 반응을 확인했고,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박왕열은 조사 과정에서 필로폰 투약 혐의를 인정했다.

앞서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돼 현지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도 수감 중 텔레그램을 통해 국내 마약 유통을 이어왔다. 정부는 지난 3월 3일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에게 박씨의 임시인도를 직접 요청한 것을 계기로, 현지 당국과 협의해 20여 일 만에 박왕열을 임시 인도받았다. 수사 당국은 추가 공범과 범죄 수익 흐름 등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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