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광역의회의 해외 출장 실태를 조사한 결과 출장 비용을 공개한 경우가 16%에 그쳤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광역의회 의원 대부분이 임기 중 최소 1회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오지만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검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31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7월1일부터 2025년 12월31일까지 전국 17개 광역의회 의원들의 해외 출장 실태를 조사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국 17개 광역의회 의원 904명 중 871명(96%)이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출장에 사용된 예산은 총 128억4616만원이다. 출장 1건당으로는 평균 5.9명의 의원이 참여해 6.6일간 2302만원을 사용했다.
경실련은 출장보고서 공개가 불투명해 사후 검증이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전체 광역의회의 출장보고서 공개율은 약 97%에 이르지만 비용을 포함한 출장보고서 공개율은 16%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유성 해외 출장과 방만한 반복 출장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해외 출장 보고서에 비용까지 공개하라"고 했다.
일부 의원들의 반복적인 해외 출장에 대해서도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광역의회 의원 904명 중 61명이 7회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제주도특별자치도의회 김경학 의원이 총 16회 해외 출장에 참여해 가장 많은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상응 경실련 정치개혁위원장은 "지방의원은 해외 출장을 가면 안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내용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해외 출장을 지나치게 많이 간 일부 의원들에 대해서는 정당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해외 출장 심사 체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 팀장은 "해외 출장을 심사하는 기구에 광역의회 의장이 포함돼 있어 '셀프심사'가 우려된다"며 "심사기구에 외부 인사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정현 경실련 정치입법팀 간사도 "한 광역의회 안에서도 4개 이상의 다른 양식으로 출장보고서가 작성된 경우도 있다"며 "일부 보고서는 내용 없이 형식적으로 제출해 제대로 된 보고가 이뤄지도록 하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