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한테 맞는 딸 지키려 들어간 집이 무덤 됐다…'캐리어 시신' 전말

윤혜주 기자
2026.04.03 14:51
장모를 무차별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강물에 버린 20대 사위가 지난 2일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대구 '캐리어 시신' 사건 피해자인 50대 여성이 가정폭력을 당하던 딸을 보호하기 위해 딸 부부와 동거를 시작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뉴시스에 따르면 숨진 50대 장모 A씨는 지난해 9월 20대 딸 B씨가 20대 사위 C씨와 혼인신고를 한 이후부터 딸 부부와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딸이 남편에게 청소, 소음 문제 등 사소한 이유로 폭행당하자 딸을 보호하기 위해 동거를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2월 대구 중구 한 원룸으로 이사했는데, 경찰은 이 무렵부터 C씨가 아내인 B씨뿐만 아니라 장모인 A씨에게도 폭행을 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다 지난달 18일 C씨는 약 2시간여 동안 A씨를 폭행해 숨지게 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집안에서 소음을 내고 물건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예비 부검 결과 A씨는 갈비뼈와 골반 등 다수 부위의 다발성 골절로 인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어머니 시체를 캐리어에 담아 대구 북구 신천 잠수교 인근에 버린 혐의(시체유기)를 받는 20대 딸이 2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하고 있다/사진=뉴스1

범행 당일 B씨는 C씨의 지시에 따라 모친 시신 유기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B씨가 남편에 대한 공포심으로 인해 범행에 순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딸 부부는 A씨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원룸에서 20여분 거리인 칠성시장 공영주차장 인근 신천변까지 걸어서 옮긴 뒤 유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C씨가 캐리어를 끌면서 이동하고, B씨가 뒤따르는 장면이 담겼다.

사진=뉴시스

캐리어가 발견되기 전까지 C씨는 신고하지 못하도록 B씨를 통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시신은 지난달 31일 오전 북구 칠성동 잠수교 아래 신천에서 "캐리어가 떠 있다"는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피해자는 맨발에 옷을 입은 상태였다.

B씨는 시체유기 혐의만, C씨는 존속살해 및 시체유기 혐의가 적용돼 구속됐다. 경찰은 가정폭력과 사건 은폐 과정 등과 관련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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