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2기 특조위 촉구
국가 공식사과·피해 인정 확대 요구
고 서영철 대표 추모공간 놓고 서울시와 갈등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2기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해 참사 진상을 다시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고(故) 서영철 대표의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문제를 두고 서울시와의 갈등도 이어졌다.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는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진상규명 결의대회를 열고 "아무도 참사의 책임을 지지 않았고 처벌받지도 않았다"며 "유해성이 언제부터 파악됐고 정부와 기업은 무엇을 알고도 조치하지 않았는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피해자연대는 2기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설치와 정부의 공식 사과, 피해 인정 범위 확대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는 교통사고가 아니다"라며 "참사의 온전한 진상규명과 피해자 배상을 요구하는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범정부적 해결책 마련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조문 및 간담회 개최 △시행령에 배상 핵심 기준 명시 △피해 등급 판정 체계 전면 재검토 등을 촉구했다.
피해자연대는 이날 광화문광장에 서 대표의 영정과 차례상을 마련하고 조문을 받았다. 옆에는 고인이 생전에 사용하던 휠체어와 물품도 놓였다.
서 대표 아들인 서한결씨는 "아버지께서 살아생전 살면서 한 가장 큰 실수 한 가지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것이라고 하셨다"며 "저 역시 작년에 천식 판정을 받고 아버지의 심정을 누구보다 이해하게 됐다"고 울먹였다. 이어 "가족들이 가습기살균제를 다 같이 나눠 쓴 죄밖에 없는데 우리가 왜 죄인처럼 있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서 대표는 지난 11일 기흉 증세로 서울대병원 응급센터로 이송됐지만 대기 중 쓰러져 69세의 나이로 숨졌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자 가운데 1958번째, 피해구제 인정자 가운데 1422번째 사망자다. 그는 생전 자신이 사망할 경우 장례를 치르지 말고 광화문광장에서 투쟁을 이어가 달라는 취지의 유언을 남겼다.
김현수 피해자연대 사무처장은 "피해에 대한 국가배상 청구가 가능해지는 오는 10월8일까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PICK!

광화문광장에 서 대표의 추모 공간을 마련하는 문제를 두고 서울시와 피해자연대의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피해자연대는 이날 결의대회 이후 광장에 천막을 설치하려 했지만 서울시 공무원들이 이를 막아서면서 한때 대치했다. 결국 천막은 설치하지 못했다.
앞서 피해자연대는 지난 16일 서울시에 '서 대표 추모·시위 공간에 대한 철거 계고 및 행정대집행 유예 요청'이라는 제목의 서류를 제출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신청을 접수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