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 베이커리 카페들이 수십억·수백억원대의 가업상속공제 혜택을 받는 것을 두고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는 특혜가 아니냐는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부모가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다 자녀에게 물려주면 법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아서 상속재산 중 베이커리 카페 운영과 관련된 재산에 대해서는 상속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몇몇 위법행위들이 적발되면서 베이커리 카페를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베이커리 카페가 많이 늘어난 것은 가업상속공제가 일정한 업종에 한해서만 적용돼서다. 카페는 '커피 전문점'에 해당해 '주점 및 비알코올 음료점업'으로 분류돼 가업상속공제가 적용되지 않는 반면, 베이커리 카페는 '제과점업'에 해당 '음식점업'으로 분류돼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기 위해서 카페 대신 베이커리 카페를 창업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베이커리 카페가 늘어나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는 경우도 늘어나니 그 과정에서 일부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음에도 마치 요건을 충족한 것처럼 속이는 경우들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가업상속공제는 실제 가업에 사용되는 재산에 대해서만 적용되는데, 베이커리 카페 운영 목적으로 신고한 건물 중 일부를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건물은 베이커리 카페 운영과는 무관하므로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을 수 없다.
이처럼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세제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최근 일부 악용 사례가 드러난 만큼 제도 운용의 보완 필요성 또한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몇몇 위법한 사례들을 이유로 베이커리 카페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적용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법에서 정한 요건을 모두 충족해 적법하게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다면 베이커리 카페라고 해서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지 못할 이유는 없다.
부모가 베이커리 카페를 20년간 운영한 뒤 나이가 들어 자녀에게 물려주기로 했고 실제 자녀가 베이커리 카페를 물려받아서 운영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현행 세법은 임대업과 같이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상당수의 업종을 가업상속공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베이커리 카페의 업종인 '제과점업'을 다른 업종과 차별해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배제해야 할 합리적 이유가 부재하다. 업종 분류상 '제과점업'이 속한 '음식점업'에는 '피자, 햄버거 및 치킨 전문점'도 포함되어 있다. 피자가게나 치킨 가게에 대해서는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하면서 베이커리 카페에 대해서는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해서는 안 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과연 있을까.
최근 베이커리 카페에 대한 가업상속공제를 둘러싼 논란 중 우려되는 점은 해당 업종 자체에 대한 비난으로 변질한다는 것이다. 현재 필요한 건 업종에 대한 비난이 아닌, 법적 요건을 충족지 못한 부적격 사례에 대한 엄격한 감시의 필요성이다. 법이 정한 고용 창출과 가업 승계의 가치는 업종의 화려함이나 형태가 아니라 법적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로 평가해야 한다. 이것이 법으로 가업상속공제의 요건을 정한 이유이다.
허시원 변호사는 2013년부터 법무법인(유한) 화우 조세그룹에서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 등 각종 조세 분야의 쟁송·자문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화우 입사 전에는 삼일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근무하며 회계·재무 관련 실무경험을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