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동료에 미안" 울먹인 한덕수...내란 특검, 2심서 징역 23년 구형

오석진 기자
2026.04.07 18:24

(종합)韓, 울먹이며 "아내·친지·동료·선후배·국무위원을 비롯한 여러 공직자에 미안"
특검, 1심선 징역 15년 구형… 2심에선 "원심 선고와 같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총리 2심에서 1심 선고 형량인 징역 23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1심에서는 징역 15년을 구형했었고 법원이 징역 23년을 선고한 바 있다. 2심 선고 공판은 다음달 7일 열린다.

특검팀은 7일 서울고법 형사12-1부(부장판사 이승철 조진구 김민아)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원심의 선고형과 같은 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는 헌법 준수 노력의 의무가 있었음에도 내란 일원으로 가담했다"며 "내란의 진실을 밝히는 대신 허위공문서를 작성하고 위증하는 등 진정한 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징역 23년 선고가 됐지만 한 전 총리는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취지로 범행을 부인하고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했다"며 "정파적 이익을 앞세워 헌법재판관 미임명해 국론 분열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 선고형이 죄책·죄질에 부합하는 형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한 전 총리 변호인단은 "12·3 비상계엄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는 게 우리의 의무다. 그 과정에서 옥석을 잘 가려서 억울하게 처벌받는 사람이 없는지 잘 가리는 것이 법원의 숙명"이라며 최대한 관대한 처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한 전 총리도 직접 기회를 얻어 자리에서 일어나 발언했다. 한 전 총리는 "71년 경제관료로 임관한 이래 50년간 공직생활을 해오며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과 부침과 함께 했다"며 "대한민국 경제 최일선에서 일신을 바쳐온 것을 긍지와 보람으로 여기며 살았다"고 했다. 이어 "그러던 중 대통령이 저를 불러 비상계엄 선포 통보를 했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 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주고 대외신임도를 심각히 훼손할 수 있다고 하며 여러 차례 설득했다"면서도 "결국 저는 설득에 실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를 믿고 평생 함께한 아내·친지·동료·선후배, 저와 함께했던 국무위원을 비롯한 여러 공직자에게도 국무총리로서 제 소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발언 중간중간 울먹임을 참기도 했다.

한 전 총리는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사전에 견제·통제할 수 있는 국무회의 부의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불법 비상계엄 선포를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이외에도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비상계엄 후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로 작성한 계엄 선포 문건에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각각 서명하고 이를 폐기하도록 요청한 혐의,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의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날 결심 절차에 앞서 한 전 총리에 대한 변호인단 피고인 신문도 진행됐다. 한 전 총리는 계엄 선포 전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 한 전 총리와 손가락을 세어가며 대화를 나눴는데, 특검은 이를 국무회의 정족수를 채우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 전 총리는 관련 사안 질문에 "저도 여러 번 생각 되살려보려고 했는데, 정말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넋이 나가 당시 상황도 기억이 안 나고 당황스럽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를 만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50년 동안 근무해온 저로선 정말 너무나 죄송하고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 할 그런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책하면서 그렇게 살아나가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반대신문에서 이어진 특검팀 질문에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재판부도 재판장과 배석판사까지 번갈아 가며 직접 질문했으나 한 전 총리는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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