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도망다닌 성폭행범 잡았는데…법원은 "도주 우려 없어" [뉴스속오늘]

마아라 기자
2026.04.18 06:03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2025년 4월18일. 장기 미제 성폭행 사건의 범인 A씨가 15년 만에 붙잡혔다. 과거 과학수사의 한계로 인해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했으나 최근 성폭행범이 별도의 사건으로 체포돼 DNA를 제출하면서 덜미를 잡혔다.

A씨는 2009년 11월 울산 남구의 한 가정집에 들어가 처음 보는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하고 도주했다.

당시 경찰은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했으나 범인을 특정하지 못했다. 다만 경찰은 피해자의 속옷에서 남성의 DNA를 확보해 검찰의 신원확인정보 데이터데이스에 등록했다.

이후 지난해 A씨는 다른 폭행 사건의 피의자로 붙잡혀 DNA 검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A로부터 채취한 DNA가 15년 전 사건의 DNA와 일치한 것을 확인하고 A씨를 체포했다.

수십년 만에 잡았는데…"도주 우려 없다" 불구속 처분한 법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울산지검 형사2부(부장 김일권)는 A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경찰은 특수강간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도 법원에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검찰은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17년 전인 2009년 6월 서울의 한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여성을 성폭행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B씨가 다른 성범죄 사건을 통해 채취된 DNA로 인해 발각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B씨 역시 지난해 4월 재판에 넘겨질 당시 도주 우려가 없다며 불구속기소 됐다.

징역 5년 선고에 대해 인천지법은 "피고인의 죄질이 매우 불량한 데다 피해자는 오랫동안 상당한 정신적 고통과 두려움을 겪었다"면서도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해자에게 30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성범죄 공소시효 '15년'→과학적 증거 있을 시 공소시효 +10년

DNA 대조 분석을 통해 해결된 장기 미제 성폭력 사건은 셀 수 없이 많다. 성폭력 외에도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통해 2022년까지 발견된 강력범죄를 포함한 미제 사건의 신원은 6500여건이다.

데이터베이스에는 살인, 성폭력 등 재범 위험성이 높은 11개 범죄군의 형확정자 DNA가 수록돼있다. 이들이 추가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바로 대조 확인이 가능하다.

성폭력 관련법상 강간죄의 공소시효는 10년, 강간치상죄의 공소시효는 15년이다.

다만 2010년 4월 제정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강간 △강제추행 △강간상해·치상 △강간살인·치사 사건의 죄를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공소시효가 10년 더 늘어난다.

또 피해자가 13세 미만이거나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공소시효 자체가 사라진다.

위 조항은 해당 법 제정 전 발생한 성범죄 사건에도 적용된다. 과거에 저지른 범죄라도 처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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