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3년내 과거사 재심 무죄·면소 구형 58.8%…"실질적 정의 실현"

정진솔 기자
2026.04.27 11:40

(종합)

김태훈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3차장검사가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브리핑실에서 검찰 과거 인권침해 사건 재심에 대한 접근 방식 개선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검찰이 억울한 피해자와 희생자를 낳은 과거 사건에 대한 재심 청구 방식 개선에 나선다. 당사자나 유족에게 확정판결에 준하는 재심 청구 사유를 요구했던 기존 방침에서 벗어나 공익 대표자이자 객관적 법 집행기관이라는 검찰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검은 27일 서울고검 청사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을 통해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개별 사건의 특성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정성을 함께 고려해 객관적 위치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적극적으로 재심 개시 인용 의견과 무죄·면소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23년 이후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에 연간 접수되는 과거 공안사건(국가보안법위반, 집시법위반 등) 관련 재심 건수는 23건에서 137건으로 약 6배 증가했다. 이에 따라 재심이 개시된 건수도 23건에서 29건으로 약 2배 증가했다. 최근 1980~1990년대 탈법적 수사 관행에서 비롯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재심 청구도 급증하고 있다.

그간 검찰은 형사사법 이념인 법적 안정성에 확보를 중점으로 재심 사건을 처리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위법 수사에 의한 국민의 억울한 피해 구제에 소홀해지는 등 실질적 정의 실현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검찰이 차차 재심 사건 처리 방식에 변화를 주려는 이유다.

먼저 법원에서 재심개시 사유 인정 여부를 심사할 때 검찰은 적극적으로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재심개시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개진할 방침이다. 실제 검찰은 최근 3년 내 서울고·지검에 접수된 재심 개시 신청 218건 중 91건(41.7%)에 대해 '재심개시가 타당하다'는 인용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재심 개시 결정 사건 107건 중 63건(58.8%)에 대해 무죄·면소 구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2월 검찰은 1945년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의 주모자로 몰려 무기징역을 받은 고(故) 이관술 선생의 재심사건에서 무죄를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공범이 불법구금 상태로 조사받은 점을 확인해 그 진술을 증거로 제출하지 않는 등 엄격한 증거 법칙을 준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존 기한의 문제로 수사 기록이 폐기돼 청구인이 불법 구금을 증명할 자료를 제출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1980년대 집시법 위반 사건과 관련,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부터 판결문, 구속영장, 수사자료표, 기록목록 등 일부 남아있는 자료와 과거 사료를 확보·분석해 검거 및 구속영장 집행·발부 시점을 특정·확인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당사자의 신속한 명예 회복 및 불필요한 절차 출석 등을 방지하기 위해 첫 기일 전 증거관계 및 구형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면소·무죄 구형 사안으로 판단될 경우, 가능한 첫 기일에 결심을 진행하게 해서 신속히 사건을 처리하도록 할 계획이다.

검찰이 재심개시 기각 의견을 제시했더라도 법원이 재심 개시 결정한 경우 법적 안정성 확보와 관련된 주요 쟁점이 아닌 한 인용가능성과 재심 청구인(유족)의 명예회복 필요성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항고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중앙지검 공공수사제1부(부장검사 윤수정) 산하에 '재심 전담 수사관'을 배치해 공공수사지원과 소속 수사관을 재심 업무에 투입하는 등 신속한 재심 업무 처리에 필요한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김태훈 3차장검사는 "공익 대표자이자 인권보호자라는 국민이 바라는 검찰의 모습을 대리하기 위해 과거사 재심 사건에 대한 접근 방식 개선을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하는 중"이라며 "재심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객관성과 함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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