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4일 "'4세·7세 고시'로 불리는 극단적인 조기 사교육은 심각한 아동인권 문제"라며 "아동의 성장은 경쟁의 속도가 아니라 존중받는 시간의 밀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어린이날을 맞아 성명을 내고 "어린이날의 의미가 아동을 축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가 아동을 독립된 인격체이자 권리의 주체로 존중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제인권규범이나 아동복지법이 '아동의 최선의 이익'을 모든 정책·제도의 최우선 기준으로 두는 반면 현실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아동가금(UNICEF·유니세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의 '웰빙 수준'은 주요 국가 36개국 가운데 27위에 머물렀다. 학업 능력은 4위를 차지한 반면 정신적 건강은 34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또 학대로 사망한 아동이 연평균 4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교육부장관에 과도한 수준의 레벨테스트를 비롯한 시험 기반 유아교육기관에 대한 규제 방안 마련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아동학대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영유아는 학대 징후가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가까운 관계 안에서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사후 처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위험 신호 조기 포착과 공적 개입 강화 등 인프라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촉법소년 하향 논의에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안 위원장은 "촉법소년 문제의 해법은 처벌 강화가 아니라 범죄 배경의 조기 발견과 통합지원, 교육적 개입과 회복적 사법"이라며 "이들이 다시 공동체 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울 사회적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