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구속영장 또 돌려보낸 검찰…검·경 힘겨루기 재현?

이현수 기자
2026.05.08 17:37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9월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검찰이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또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완수사를 요구하면서 돌려보냈으나 요구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아 기각하면서 검경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8일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6일 경찰이 재신청한 방 의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검토한 결과 보완수사를 요구한 내용들이 이행되지 않아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21일 방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보완수사를 진행한 뒤 지난달 30일 영장을 다시 신청했으나 검찰이 이를 재차 반려한 것이다.

경찰은 향후 검찰과의 협의를 이어가면서 추가 수사를 진행한 뒤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고등검찰에 영장심의위원회 개최를 요구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신중한 모습이다. 원칙적으로 3번째 반려해야 영장심의위 개최를 요구할 수 있다. 불구속 송치도 선택지 중 하나이나 추가 수사가 우선으로 전해진다.

법조계에서는 영장 재반려를 두고 경찰과 검찰을 향한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방 의장에 대한 마지막 소환 조사 이후 약 5개월 동안 결론을 내리지 못하다가 뒤늦게 무리하게 신병 확보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주한미국대사관이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에 협조해달란 서한을 경찰청에 보내면서 급하게 영장을 신청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대사관은 오는 7월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참석 등을 위해 방 의장의 미국 방문을 허가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위해 출국금지가 해제되면 수사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

검찰이 방 의장 신병 확보에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도 나온다. 검찰은 지난해 방 의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도 두 차례 반려했다. 당시 경찰은 세 번째 시도 만에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해 7월 하이브 본사 압수수색에 착수할 수 있었다.

(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검찰청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이르면 25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개정안이 통과하면 78년 만에 검찰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게 공식화된다. 법 시행까진 1년간 유예기간이 주어지는 가운데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폐 등은 여전히 쟁점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2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2025.9.2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사건이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검경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흐르는 게 아니냔 우려도 제기된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두고 논의가 이어진 가운데 양 기관의 갈등이 잦아지고 있다.

최근 원주경찰서는 춘천지검 원주지청이 보완수사를 요구하자 공문을 통해 "특정 사건의 경우 검찰 수사권을 홍보·과시하며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강조하다가도 다수 단순 민원 사건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경찰을 하급기관으로 보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는 △2021년 8만7173건 △2022년 10만3185건 △2023년 9만9888건 △2024년 10만4674건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송치 사건이 전년도보다 줄었는데도 보완수사 요구는 11만623건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검경이 신경전을 벌이면서 사건이 검경을 오가면서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편 방 의장은 하이브 상장 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한 뒤, 하이브 임원이 설립한 사모펀드(PEF)가 세운 특수목적법인에 지분을 팔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모펀드는 하이브 상장 후 보유 주식을 매각했고 방 의장은 미리 맺은 주주 간 계약에 따라 매각 차익의 30%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방 의장이 이를 통해 1900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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