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무상 여론조사 수수 혐의 1심에서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3720만원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과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결심공판에서 "피고인 윤석열에게 징역 4년 및 추징금 1억3720만원을, 명태균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피고인들은 이 사건 범행으로 국가를 뒤흔들어 대통령, 국회의원 등 헌법기관에 강한 불신을 갖게 했다"며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고 불법을 사익 추구에 활용해 중한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의견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57분 교도관 3명과 법정에 들어섰다. 남색 정장에 흰 셔츠를 입고 넥타이는 매지 않았다. 피고인석에 착석하자마자 펜을 들고 공책에 필기하고, 손가락에 침을 묻혀 서류를 넘기며 재판을 준비했다. 변호인들과 작은 목소리로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법정에선 윤 전 대통령과 명씨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각각 이뤄졌다. 이후 특검팀의 최종 의견과 구형이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은 결심공판까지도 혐의를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팀 신문 과정에서 반복해 "(여론조사기관) 미래한국연구소 이름을 재판에서 처음 듣는다.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검팀의 구형 이후 윤 전 대통령 측의 최후변론이 이어졌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여론조사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자체적인 영업 및 홍보활동의 일환"이라며 "(명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은 다수 정치인 중 일부에 불과하고 윤 전 대통령에게 정치자금법에 금지된 기부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발언권을 얻어 최후진술에서 "대선 후보 부부가 개인적으로 직접 여론조사를 의뢰한다는 발상에 근거한 이 사건 기소 자체가 상식에 반한다"며 "근본적인 (특검의) 수사와 소추의 출발 자체가 상식에 멀리 떨어지고 다분히 정치적이란 생각을 재판을 경청하며 느꼈다"고 말했다. 명씨는 최후진술에서 "억울함 없도록 잘 살펴봐달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명씨로부터 총 2억7000만원에 달하는 여론조사를 총 58회에 걸쳐 무상으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명씨에게는 이들 부부에게 여론 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가 적용됐다.
명씨는 같은 기간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2억70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가 적용됐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취득한 범죄 수익을 1억3720만원 정도로 추산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대가로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공천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한다.
같은 혐의를 받는 김건희 여사는 지난 1월 1심에 이어 지난달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여사 사건을 심리한 항소심 재판부는 "명씨가 김 여사 부부에게만 제공한 것이 아니라 미래한국연구소 영업 활동을 위한 배포로 보인다"며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걸로 볼 수 없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한다"고 했다. 명씨와 김 여사 사이에 오간 각종 문자는 김 여사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증거로는 부족하다고 봤다. 또 여론조사를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대가로 단정할 수도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