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직장 간 아들 실종" 마지막 위치=주점...8만원 없어 살해됐다[뉴스속오늘]

이재윤 기자
2026.05.17 06:3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허민우가 2021년 5월21일 검찰 송치 전 인천 미추홀경찰서에서 얼굴을 공개했다./사진=뉴스1

2021년 5월17일. 1987년생으로 당시 만 34세였던 조직폭력배 출신 허민우 신상이 공개됐다. 그는 범행 잔혹성은 물론 엽기적인 시신 은폐 과정, 경찰의 미흡한 초동 대응 논란까지 겹치며 국민적 공분을 샀던 '인천 노래주점 살인 사건' 피의자다.

'8만원' 술값에 벌어진 참극…치밀한 범행 은폐

2021년 4월21일 오후 7시30분쯤, 40대 남성 A씨는 지인과 함께 허민우가 운영하던 인천 중구 신포동 한 노래주점을 찾았다. 이들은 선불로 30만원을 낸 뒤 술자리를 가졌고 밤 10시50분쯤 지인이 먼저 자리를 떴다. 이후 A씨는 혼자 남아 다음 날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22일 새벽 2시쯤 추가 요금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벌어졌다. 총 추가 요금은 10만원이었지만 A씨는 수중에는 2만원뿐이 없었던 것이다. 나머지 8만원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던 중 A씨는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혼나고 싶냐"며 허민우를 압박했다. 당시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흥주점 영업 제한이 시행 중이던 시기였다.

급기야 A씨는 112에 전화를 걸어 "술값을 못 냈다"고 신고했다. 심야 불법영업 사실이 적발될 경우 업주가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린 행동이었다. 이에 격분한 허민우는 A씨를 무차별 폭행했고 결국 A씨는 숨졌다. 허민우는 의식을 잃고 사망한 A씨를 10시간 넘게 화장실에 방치했다.

이후 허민우는 치밀하게 범행 은폐에 나섰다. 그는 시신을 방치한 채 22일 오후 3시쯤 노래주점 인근 음식점을 찾아 외부 CC(폐쇄회로)TV 작동 여부를 확인했다. 이어 인근 마트에서 대형 세제와 쓰레기봉투, 테이프 등을 구입했다.

이틀 뒤인 24일 허민우는 노래주점 화장실에서 A씨 시신을 훼손한 뒤 비닐봉지에 나눠 담아 차량에 실었다. 그 뒤 유기 장소를 물색하며 피해자 소지품을 인천 곳곳에 버렸다. 수사가 시작되더라도 피해자의 동선을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한 의도였다.

이후 26일부터 29일 사이 인천 부평구 철마산 중턱 풀숲에 훼손된 시신을 유기했다.

피해자 가족 신고로 드러난 범행…경찰 초동 대응 지적도
허민우가 운영했던 인천 중구 신포동의 한 노래주점의 모습./사진=뉴스1

사건은 피해자 가족 신고로 실체가 드러났다. A씨 아버지는 새 직장에 출근한 아들이 며칠째 귀가하지 않자 이상함을 느끼고 4월26일 경찰에 실종 신고했다.

경찰은 A씨 휴대전화 마지막 위치가 허민우 노래주점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압수수색에 나섰다. 허민우는 "술값 문제로 실랑이를 벌인 뒤 A씨가 스스로 나갔다"고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주변 CCTV 어디에도 A씨가 주점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담기지 않았다.

이후 현장 정밀 감식 과정에서 노래주점 화장실 내부에서 A씨 혈흔과 미세 인체 조직이 발견됐고 허민우는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됐다. 경찰은 5월12일 허민우를 체포했고 계속된 추궁 끝에 그는 범행을 자백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 결과 피해자 시신에서는 턱뼈 골절과 출혈 흔적 등이 확인됐다.

사건이 알려진 뒤 경찰 초동 대응을 둘러싼 비판도 제기됐다. 당시 A씨가 술값 문제로 112에 직접 전화를 걸었음에도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A씨가 통화 과정에서 "제가 알아서 하겠다"고 말하자 신고 취소 의사로 받아들이고 전화를 종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경찰이 출동했더라면 사건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직폭력배 출신 살인자 최후…징역 30년

허민우 신상 공개되면서 과거 전력도 드러났다. 그는 인천 지역 폭력조직인 '꼴망파' 조직원으로 활동했으며, 폭력·상해 등 다수의 전과가 있었다. 범행 당시에도 범죄단체 구성 및 활동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보호관찰 중인 상태였다.

허민우는 2021년 9월 1심에서 징역 30년과 벌금 300만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10년 부착 명령을 선고받았다. 1심은 "동기는 어디까지나 우발적이지만 범행 자체와 이후 과정이 너무나 참혹하다며 중형 선고가 불가피했다"고 판시했다.

판결에 불복한 허민우는 곧바로 항소했다. 그는 항소심 재판에서 "저는 살인자입니다. 죗값 받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2심은 1심과 같은 징역 30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렸다. 2심은 "범행이 매우 폭력적이고, 현재까지도 피해 복구 조치가 없었다"며 원심 형량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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