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서 총파업 제동걸린 삼성전자 노조, 삼바처럼 강행도 어려울 듯

이혜수 기자, 오석진 기자
2026.05.18 13:01

(종합)법원 "평일과 동일한 인력 가동" 결정…법원 결정 취지대로면 사실상 파업 불가능할 듯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추가 사후조정을 진행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7일 대국민담화에서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뉴시스

삼성전자가 노동조합의 위법한 쟁의 행위를 금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 일부 인용되면서 오는 21일로 예고된 총파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법원이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의 인력을 유지하라고 판단해 삼성전자 노조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처럼 가처분 이후에도 준법 투쟁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원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신우정)는 18일 오전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등 공동투쟁본부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 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쟁의 행위 전 평상시 평일 또는 주말·휴일과 동일한 수준의 인력, 가동 시간, 가동 규모 등을 유지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잠금장치 설치나 근로자의 출입을 방해해선 안 된다며 시설 전부 또는 일부 점거 금지를 주문했다.

이번 가처분 신청 일부 인용은 사실상 사측 주장을 대거 받아들인 결과라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법원 관계자는 "평시 수준을 유지하도록 한다는 취지는 평시와 동일한 수준의 인력을 가동하고, 업무를 방해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사실상 쟁의 행위가 어렵다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관심사는 법원 결정에도 노조 측이 쟁의 행위를 강행하느냐다. 노조 측은 지난 13일 가처분 2차 심문을 마치고 가처분 결과와 관계없이 쟁의 행위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노조 관계자는 "가처분 내용 자체가 위법한 쟁의 행위 금지 가처분"이라며 "일부 인용이 된다고 해도 적법한 쟁의 행위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법원의 쟁의 행위 금지 가처분 일부 인용 결정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노조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처럼 쟁의 행위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공산이 크다. 두 사안의 결정 취지가 달라서다.

삼성전자 가처분 결정 취지는 반도체 공정 유지가 가능한 인력 수준을 유지하라는 것이다.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절대적인 노조원 수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처분 결정때에는 특정 공정에만 파업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바이오 의약품 생산은 '세포-배양'-'정제'-'충전' 등 세 단계로 나뉘는데, 인천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유아람)는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공정에는 파업이 불가능하다 판단했다.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 및 공급 부분을 맡은 인력은 쟁의행위에 참여할 수 없고 그 외 단계인 세포 배양, 배지 제조, 정제 등 6개 항목에는 쟁의행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참여가 제한된 인원만 제외하고 총파업을 진행했다.

이날 법원 결정은 삼성전자 노사가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왔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2차 사후조정에 들어갔다. 노사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제도 개편이다.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현행 OPI(초과이익성과급) 상한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기존 제도를 유지하되 상한 없는 특별포상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맞선 상황이다.

한편 그간 삼성전자 노조는 현재 연봉의 최대 50%까지만 지급하게 돼 있는 성과급 상한선을 없애야 한다는 등의 요구를 해왔다. 향후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성과급이 더 많아질 텐데 상한선이 있어 자신들이 받게 될 몫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논리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상한선 제도가 없다. 이와 관련한 협상에서 성과가 없자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