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보호용'으로 홍보된 감시 애플리케이션을 제작·유통한 업체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2부(재판장 박운삼 고법판사)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앱 제작업체 대표 A씨(50대)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동일한 징역 7년과 자격정지 7년, 추징금 19억74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직원 B씨(30대)에 대해서는 원심의 징역 1년6개월 및 자격정지 3년을 일부 변경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부터 약 6년간 이른바 '자녀 보호용' 감시 앱을 제작·판매하면서 이용자들이 상대방 동의 없이 통화 내용과 문자메시지, 위치정보(GPS) 등을 몰래 확인하거나 녹음할 수 있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A씨 업체에서 근무하며 역할을 분담해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급여를 받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앱은 감시자용과 피감시자용으로 구분돼 운영됐다. 피감시자의 휴대전화에 앱이 설치되면 문자, 위치정보, 통화 내용 등이 자동 저장돼 서버로 전송됐고, 감시자는 별도 앱을 통해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앱 아이콘과 알림 기능이 표시되지 않도록 설계돼 피해자가 설치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게 만들어졌으며 광고에는 '실시간 전화 음성내역', '주변 소리 청취', '실시간 위치 확인' 등의 문구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홍보를 통해 앱 가입자는 6000여명에 달했고, 체험 기간 이후 실제 사용료를 낸 구매자는 980명으로 조사됐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서버에는 통화 녹음 파일 약 12만3000개가 저장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측은 앱 판매 자체는 일반적인 영업행위이며 구매자의 불법 녹음·청취 행위에 직접 가담한 적이 없어 공모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앱의 사용 자체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화 상대방 동의 없이 제3자가 통화를 녹음·청취하도록 한 행위는 명백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라며 판매자와 구매자 간 공모관계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에 대해 "헌법상 보장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중대하게 침해한 범죄"라며 "범행 기간이 약 6년에 이르고, 앱 판매 수익도 33억원에 달해 죄질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B씨에 대해서는 "고용된 직원 신분으로 월급 외 별도의 범죄수익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5개월 이상 구금 생활을 하며 범행을 반성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