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증 20만원에 빌려드립니다"...대학 축제서 용돈벌이

박진호 기자
2026.05.30 06:21

[기획]대학 축제의 가격표③ 대학 축제 덮친 '암표 거래'

[편집자주] 대학 축제가 바뀌고 있다. 주인공은 학생에서 '아이돌'로 재판된 지 오래다. 섭외 경쟁으로 수억원대로 뛴 섭외비를 메우기 위해 캠퍼스 곳곳은 기업 홍보 부스로 채워진다. 학생증 거래와 암표도 횡행하고 있다. 대학 축제를 둘러싼 상업화 실태와 달라지는 캠퍼스 문화의 현재를 짚어봤다.
명지대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2026학년도 인문캠퍼스 대동제 '청춘(靑春):록'을 개최했다. /사진=뉴시스(명지대 제공).

대학 축제가 사실상 유명 아이돌 콘서트로 변하면서 암표 거래와 학생증 대여가 횡행하고 있다. 각 대학들이 처벌까지 경고하면서 본인 확인 절차 강화에 나섰지만 유명 연예인 공연을 보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편법 거래도 치밀해지는 모습이다.

30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대학 축제가 몰린 올해 5월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는 학생증 대여와 암표 거래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해당 게시물에는 "OO대 축제 학생증 대여(여성)", "신분증·학생증 양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재학증명서를 제공하거나 신분증 맞교환 제안을 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일부 판매자들은 해당 대학 축제에 출연하는 유명 아이돌 이름을 나열하며 거래를 제시했다.

대학 축제가 연예인 공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암표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거래 방식도 정교해지고 있다. 일부 판매자들은 거래 경험이 있다고 언급하며 "입장을 최대한 돕겠다"는 식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서로 다른 명의의 학생증 여러개를 거래한다는 조건을 걸거나 '축제 굿즈'를 함께 제공한다는 '옵션'을 내건 사례도 있다.

암표 가격은 10만~20만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학생증 대여 역시 비슷한 가격에 거래됐다. 출연 연예인의 인기가 높거나 공연 일정이 길수록 가격은 올라갔다.

치밀해지는 암표·학생증 거래, '편법'도 공유
SNS에 게시된 학생증 대여 관련 글. /사진=X(구 트위터) 캡처.

문제는 단순 암표 거래를 넘어 학생증 부정 사용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각 대학에서는 암표와 신분증 거래를 막기 위해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나섰다. 학교 앱 로그인 여부를 확인하거나 재학생만 알 수 있는 교양 과목명을 묻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현장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명 연예인 공연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정 거래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콘서트 티켓과 달리 대학 축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손쉽게 암표와 학생증을 구할 수 있다는 점도 부정 거래가 확산되는 이유 중 하나다.

단속이 강화될수록 거래 방식도 치밀해졌다. 일부 판매자는 돌발 질문에 대비해 현장 동행을 제안하거나 휴대폰 공기계를 동원해 학교 앱 로그인 방법을 안내했다. '인증 도장' 복제 방법을 공유하며 본인 확인을 우회하는 방법도 공유됐다.

일부 대학들은 법적 처벌 가능성까지 경고하며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현행법상 신분증 대여는 주민등록법 위반 소지가 있다. 학생증 대여도 업무방해죄 위반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다.

한양대 축제기획단은 축제를 앞두고 공지를 통해 "팔찌 수령시 신분증 양도·대여·도용이나 부정 사용 행위가 적발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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