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선관위·방통위에 "장애인 참정권 권고 이행해야"

김서현 기자
2026.06.02 12:00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모습. /사진=김서현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통위)에 장애인 참정권 보장을 위한 제도개선 권고를 적극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인권위는 지난 1월30일 선관위와 방통위에 선거 과정에서 장애인의 참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권고했으나 두 기관 모두 일부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2일 밝혔다.

선관위는 회신에서 △발달장애 선거인이 이해하기 쉬운 투표용지·선거공보·투표안내문 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종합계획을 수립하라는 권고와 △발달장애 선거인이 기표하기 어려운 경우 투표 보조인을 지원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는 이행 의사를 밝혔다.

다만 △책자형 선거공보와 점자형 선거공보의 내용이 같도록 종합적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점자형 선거공보 면수 제한을 두지 않도록 공직선거법 개정을 추진하라는 권고에 대해 이행이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인권위는 선거인에게 점자형 선거공보 수령 의사를 미리 확인하면 제작 분량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점, 면수 제한 폐지가 단기간에 어렵다면 단계적 제공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선관위의 이행 불가 회신은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또 이미 시행했다는 입장을 밝힌 투표소 편의시설에 관해서도 적절히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제20대 대통령 선거·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장애인 접근이 어려운 투표소 입구에 장애인을 보조할 투표 사무원이 배치되지 않거나 투표소 입구 경사로의 경사가 심한 등 접근 편의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문제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회신에서 최소한 2인 이상의 한국수어 통역사를 배치하는 수어 통역 방송을 공영방송 전반으로 확대하라는 인권위 권고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방통위는 권고를 이행해 장애인 방송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 추가 비용이 수반되며 수어 화면을 2개 이상 분할 배치 시 비장애인의 시청권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방송 사업자·장애인 당사자·시청자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발화자 별 토론 내용을 장애인에게 전달할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방통위가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해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을 고려해 권고를 일부 수용했다고 보면서도 발화자 별 토론 내용을 장애인에게 전달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재정적인 이유로 선관위와 방통위의 적극적인 개선 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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