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노인복지 사업의 수행인력으로 채용돼 2년 넘게 근무했어도 매년 공개채용 방식으로 계약을 갱신했다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양상윤)는 최근 한 지방자치단체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7일 밝혔다.
A 지자체는 노인복지법에 따라 홀로 사는 노인에 대한 방문요양·돌봄 등 서비스를 위해 '노인 맞춤 돌봄서비스 사업'을 시행했다. A 지자체는 해당 사업 수행을 위해 사회복지사 인력을 채용했다. 채용된 근로자들은 1년 단위로 공개채용 또는 재계약 방식으로 근무해왔다.
문제는 A 지자체가 2024년부터 해당 사업을 민간업체에 위탁하기로 결정하면서 불거졌다. A 지자체는 2023년 12월31일부로 근로자들과의 근로 관계를 종료했다. 이에 근로자들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지방노동위에 구제를 신청했다.
지방노동위는 근로자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근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해 무기의 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됐다고 판단했다. 이후 A 지자체는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같은 이유로 기각됐다. 이에 지자체는 서울행정법원에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A 지자체는 "매년 공개채용 절차에 의해 계속근로가 단절됐으므로 계속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했다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2년을 초과해서 근무했더라도 이 사건 사업이 '법령에 따라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기간제법 제4조 1항 단서 제5호에 따르면 정부의 복지정책·실업대책 등에 따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 2년을 초과해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중앙노동위와 해고된 근로자들은 "설령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지 않아 기간 만료로 근로계약이 종료됐다 하더라도 근로자들에겐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단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며 "기간 만료 후에 종전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게 봐야 한다"고 맞섰다.
법원은 A 지자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먼저 계속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했는지에 대해선 "합산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근로자들이 매년 공개채용에 따라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건 기존 계약을 단순 반복·갱신한 게 아니라 새로운 근로관계를 형성한 것이라는 취지이다.
또 A 지자체가 수행한 사업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에서 정한 '사용 기간 제한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근로자들의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근로계약서나 관리 규정에 재계약 의무나 요건에 관한 규정이 없다"며 "근로자들 또한 예산 변경 등에 따라 채용 조건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인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판결에 불복한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4월24일 항소하면서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이 이어진다. 아직 2심 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