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가 왜? 중국 공안" 경찰 조롱하는 시위대...'치안 영웅'마저 몰아갔다

전형주 기자
2026.06.08 14:43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진행된 가운데, 시위 현장에서 경찰을 중국 공안으로 몰아세우며 조롱한 일이 벌어졌다. /사진=SNS 캡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들이 중국 공안으로 몰리며 조롱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피해자 김모 경정 아내 A씨는 7일 SNS(소셜미디어)에 "남편이 온갖 숏폼에서 태무 경찰, 왕따 경찰로 조리돌림 당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A씨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제2기동단 소속 김 경정은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시위에 투입됐다.

당시 김 경정은 관등성명을 요구하는 시위대에게 "얼마 전 타청(다른 경찰청)에서 전입해 새 공무원증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가 '타청'을 '하청'으로 잘못 알아들으면서 "중국 공안이 경찰 용역을 받아 움직인다"는 등의 허위 사실이 온라인에 퍼졌다.

시위대는 이후 김 경정을 향해 "대한민국 경찰 맞냐", "말투가 왜 그러냐", "중국인이냐. 너 어느 나라 사람이냐"며 욕설을 쏟아냈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SNS에 유포했다.

A씨는 김 경정이 시위대 요구에 따라 관등성명을 밝혔지만, 재발급 절차로 인해 공무원증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중국 공안이라는 황당한 의혹에 휘말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청 소속으로 있다가 현재 소속인 서울청으로 발령받은 지 얼마 안 돼 공무원증 재발급에 들어갔다. 그런데도 시위대는 설명을 들으려 하지 않은 채 '태무짭새'라 부르며 조롱을 이어갔다.

이어 "조리돌림을 넘어 이젠 그 공격이 저를 향하고 있다. 현장에서 남편을 촬영한 최초 유포자는 저를 차단했다. 남편이 관등성명을 대지 않았다면, 당신들 입에서 과장, 경정이라는 단어가 나올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항의하며 개표소 봉쇄 시위를 이어가는 시민들이 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설치된 개표소 앞에서 재선거를 요구하고 있다. 2026.06.08. /사진=뉴시스

A씨는 남편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한 네티즌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선처 없다. 합의금도 안 받는다. 형사 판결 후 민사까지 쭉 가겠다. 저는 올 한해 이것에 모든 걸 걸겠다. 경찰이기에 현장에서 입 한 번 열지 못하고 욕설을 참아낸 남편을 본 이상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공안' 의혹의 대상이 된 경찰은 김 경정만이 아니었다. 2년 전 불이 난 건물에 들어가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직접 진화 작업까지 벌여 '치안 영웅'으로 불렸던 경찰관도 말투가 어색하다는 이유로 SNS에서 중국 공안으로 지목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에 대해 7일 SNS에 "반중을 하든, 죽창가를 부르며 반일을 하든 마음 대로지만 냉철하게 그 안에서 싹트는 제정신 아닌 사람들의 '화짱조'(중국인 비하 표현)' 놀이를 배척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위 현장에서 가장 당혹스러웠던 것은 근무 중인 경찰관들을 중국 공안으로 의심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도 '머리가 길면 중국 공안 아니냐(공안이 두발 규정 더 세다)', '관등 성명 안 대면 공안 아니냐(규정상 안 그래도 된다)' 등등 멀쩡한 사람 중국인 만들기에 집중하는데, 누군가 올린 영상을 보면 중국 공안으로 지목해서 괴롭히던 분이 방송국에서는 '치안 영웅'으로 보도한 분이라는 것 자체가 블랙 코미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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