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진 텔레그램 성 착취 조직 '자경단'에서 성 착취물을 제작하고 아동·청소년을 유사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전도사'의 징역형이 확정됐다. 다만 대법원은 자경단이 형법상 범죄집단에 이를 정도의 조직적 구조를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1일 범죄단체가입 등 혐의를 받는 조모씨(36·여)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3년을 명령한 원심을 확정했다.
조씨는 자신을 '목사'라 지칭한 총책 김녹완이 개설한 텔레그램 그룹 '자경단'에 가입해 활동하며 7명의 피해자로부터 나체 사진 등 87개를 전송받아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제작·배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동·청소년인 피해자를 유사 강간한 혐의 등도 적용됐다.
조씨는 김녹완으로부터 신상정보·사진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아 지시를 따르던 중 새로운 피해자 10명을 포섭하면 졸업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자경단에 가입해 2024년 2월까지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쟁점은 자경단을 형법상 범죄집단으로 볼 수 있는지였다. 범죄집단에서 활동했다는 점이 인정되면 형이 훨씬 더 늘어난다. 다만 형법상 범죄집단으로 인정되려면 단순히 여러 명이 범행에 가담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범죄를 반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적 구조와 역할 분담 등이 인정돼야 한다.
1·2심은 조씨의 대다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3년을 명령했다. 다만 범죄단체 가입·활동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원심은 "자경단이 형법상 범죄집단에 이를 정도의 조직적 구조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검사와 조씨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범죄집단과 공동정범, 강요된 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했다.
조씨가 활동한 '자경단'은 김녹완이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운영한 피라미드형 성폭력 범죄집단이다. 김녹완은 피해자들에게 자신을 '목사'라고 부르게 하고, 조직원들에게 '전도사'와 '예비 전도사' 등 직위를 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녹완은 자경단에서 남녀 피해자 234명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거나 협박·심리적 지배 등을 통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는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피해자 73명)과 '서울대 N번방'(피해자 48명)보다 큰 규모다. 피해자 중 10대는 159명에 이른다.
1·2심 김녹완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0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 제한,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현재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