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외주 맡기는 OEM 기업…대법 "취득세 감면 못 받아"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06.14 09: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제품의 기획과 디자인, 마케팅은 직접 수행하면서 실제 생산은 외부 업체에 맡기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 기업은 지방세 감면 대상인 제조업에 해당할까.

대법원은 "취득세 감면 대상인 제조업 시설은 실제 제조시설을 갖춘 공장을 의미한다"며 OEM 방식만으로는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은 아웃도어 브랜드 K2코리아가 서울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낸 취득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K2코리아는 2015~2016년 서울 강남구 자곡동 토지를 취득한 뒤 지상 9층, 지하 1층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를 신축하고 취득세와 지방교육세 등을 납부했다. 이후 K2코리아는 해당 건물을 제조업 운영 시설로 직접 사용하거나 임대하고 있다며 취득세 감면을 적용해 달라는 경정청구를 했다. 그러나 강남구청은 건물 내에 제조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K2코리아는 대부분의 제품을 본사에서 직접 기획·디자인한 뒤 생산은 협력업체에 맡기는 OEM 방식을 사용해 왔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사업 형태도 한국표준산업분류상 제조업에 해당하므로 지방세 감면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1·2심은 K2코리아의 손을 들어줬다. 취득세 감면 요건으로 제조시설까지 갖춰야 한다고 볼 수 없고, 제조업의 범위에는 외부 위탁생산 방식도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제조시설 보유를 필수 요건으로 해석하면 간접 제조 방식까지 제조업으로 인정하는 관련 법령 체계와 충돌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조세감면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특히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규정은 문언을 벗어나 확장하거나 유추해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관련 규정의 문언과 취지를 종합하면 취득세·재산세 감면 대상인 '제조업을 운영하기 위한 시설'은 단순히 제조업을 영위하는 사업장이 아니라 실제 물품 제조공정을 수행하는 기계·장치 등 제조시설을 갖춘 공장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제조시설까지 굳이 갖출 필요가 없다고 보게 되면 지방세 경감을 받을 수 있는 제조업체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되거나 불명확해질 수 있다"며 "지식산업센터 관리나 지방세 과세에 상당한 어려움이 초래되는 등 제도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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