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성공보수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믿었더라도 의뢰인에게 형사고소와 세무조사 등을 거론하며 금전 지급을 압박한 변호사를 공갈미수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이모씨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씨는 전문건설업체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의뢰인 측으로부터 하도급법 위반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사건을 수임했다. 양측은 착수보수 3000만원과 사건 결과에 따라 성공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위임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사건 진행 과정에서 의뢰인 측은 이씨의 업무 수행에 불만을 품고 다른 변호사들에게 사건을 맡겼다. 다만 명시적으로 위임계약 해지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
사건에서는 감정 절차가 진행된 뒤 2019년 7월 상대 회사가 약 17억원을 공탁했고, 의뢰인 측은 이를 수령했다. 이에 이씨는 자신이 성공보수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의뢰인 측에 성공보수 담보금 1억원과 사과사례금 3000만원 등을 요구했다.
이씨는 의뢰인 측에 형사고소, 세무조사, 건설업 등록말소 신청 등을 언급하는 문자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내며 돈을 지급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 금품을 받지는 못해 공갈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는 이씨의 행위가 정당한 채권 행사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상대방을 협박해 돈을 받아내려 한 공갈미수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피고인의 행위는 권리행사를 빙자했을 뿐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난 협박에 해당한다"면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2심도 유죄 판단은 유지했다. 다만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2000만원으로 감형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그대로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공갈죄의 고의와 불법영득의사, 공갈죄에서의 협박 해당 여부 및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