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반려동물을 단순 물건으로 규정하는 현행법을 개정하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했다.
법무부는 오는 16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 베리타스홀에서 '동물의 비물건화 입법 쟁점 토론회'를 연다고 7일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동물 관련 법제의 현주소와 개선 방향, 동물의 비물건화 민법 개정의 필요성, 압류 절차에서 반려동물을 어떻게 취급할지 등이 논의된다. 법무부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향후 입법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토론회는 현행 민법상 반려동물이 물건처럼 취급되는 것을 바꾸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법무부는 "반려동물 양육 문화가 확산하고 동물 보호와 생명 존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커졌지만, 민법이 이런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법무부가 지난 6월 실시한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민법상 물건을 정의할 때 동물을 일반 물건과 구별해야 한다는 응답이 약 88%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현재 동물이 법적으로 물건처럼 취급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법이 반려동물을 물건으로 취급하면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반려동물이 다치거나 죽어도 배상액이 분양가·시장가격 등 물건값을 기준으로 산정돼 치료비나 보호자의 정신적 피해를 인정받기 어려웠다. 또 수의사가 반려동물의 진료기록부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며 거부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타인이 남의 반려동물을 해쳐도 형사상으로는 재물손괴죄로 다뤄졌다. 동물 학대가 발생해도 가해자의 소유권을 박탈하기 어려워 피학대 동물의 보호조치에 제약이 따랐다. 소유자가 강제집행을 당하면 반려동물도 재산으로 압류됐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토론회가 동물의 법적 지위 개선을 위한 밑바탕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국민적 합의를 통한 동물의 비물건화 입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지난 4월에도 SNS에 "2021년 법무부가 전향적으로 추진하고 여야가 합의까지 했지만 이루지 못했던 '동물의 비물건화' 민법 개정을 국민적 합의를 거쳐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