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매일 발가락 깨물어"...아이 구하다 식물인간 남편에 '기적'

박다영 기자
2026.07.10 08:35
중국에서 추락하는 아이를 구하다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남편을 5년간 정성껏 간호한 끝에 의식을 되찾게 한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에서 추락하는 아이를 구하다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남편을 5년간 정성껏 간호한 끝에 의식을 되찾게 한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9일 중국 허난성에 사는 송메이(45)씨가 최근 남편 자오진첸씨로부터 "사랑해"라는 말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남편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지 약 5년 만이다.

부부는 두 자녀를 키우면서도 주변을 도우며 살아왔다. 송씨는 유치원 미술 교사로 일하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료로 미술을 가르쳤고 자오씨는 방수공으로 근무하며 산간 지역 학생을 후원했다.

사건은 2019년 10월 벌어졌다. 건설 현장에서 방수 일을 맡아 일하던 자오씨는 창고 지붕에 갇힌 3살 아이를 구하기 위해 지붕 위로 올라갔다. 그는 발을 헛디뎌 아이를 안은 채 6m 아래로 떨어졌다.

아이는 상처 하나 없이 무사히 구조됐지만, 자기 몸으로 모든 충격을 받은 자오씨는 머리부터 떨어져 심각한 뇌 손상과 골절을 입었다.

당시 의료진은 그가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며 회복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송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남편을 간호하기 시작했다. 매일 남편의 몸을 씻기고 마사지했다. 생계를 위해 그림을 그려 온라인으로 판매했다. 잠을 자는 시간은 하루 4시간이 되지 않았다.

구조됐던 아이의 아버지도 자오씨를 돕기 위해 나섰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4만5000위안(약 1000만원)의 치료비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손가락과 발가락을 자극하는 재활 치료를 권했다. 송씨는 우연히 남편의 발가락을 깨물었다가 남편이 미세하게 반응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송씨는 감염을 막기 위해 남편의 발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매일 발가락을 깨물어 신경을 자극했다. 주위에서는 손이나 도구를 쓰라고도 했지만, 송씨는 수년간 '발가락 물기'를 계속했다.

송씨의 정성에 남편이 답하기 시작했다. 자오씨는 2024년부터 눈을 뜨기 시작했다. 점차 외부 자극에 대해 강한 반응을 보였다.

마침내 자오씨는 지난 6월 아내를 바라보며 "송메이, 사랑해"라고 말했다.

그가 재활 치료 중 글씨 연습을 할 때 가장 먼저 쓴 단어 역시 아내의 이름이었다. 현재 자오씨는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손을 들어 반응하거나 부축받으면 잠시 일어서 있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한 상태다.

송씨는 SNS(소셜미디어)에 "주변에서는 앞으로 험난할 것이라고 하지만 부부는 고난을 함께 견뎌야 한다"며 "최고의 치료법은 모르지만 긴 세월을 함께할 것"이라고 적었다.

현지 누리꾼들은 "자오씨는 아이를 구한 영웅이고 송씨는 남편이 깨어나게 한 영웅", "아내의 헌신과 사랑이 만든 기적" 등 반응을 보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