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출신만 죽이는 킬러 된 것"…항공사 기장 6명 노린 김동환의 법정 궤변

이재윤 기자
2026.07.14 21:28
옛 직장 동료인 항공사 기장 6명을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이 가운데 1명을 살해한 김동환이 법정에서 범행을 '작전'으로 표현하며 정당화하는 주장을 펼쳤다. 김동환이 지난 4월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부산진경찰서에서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옛 직장 동료인 항공사 기장 6명을 살해할 계획을 세우고 이 가운데 1명을 살해한 김동환(49)이 법정에서 범행을 '작전'으로 표현하며 정당화하는 주장을 펼쳤다.

14일 뉴시스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7부(부장판사 임주혁) 심리로 열린 살인 등 혐의 공판에서 김동환은 재판부에 할 말이 있다며 피고인석에서 일어나 약 3분30초 동안 발언했다.

반팔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김동환은 자신이 공군사관학교 출신 기득권의 조직적 범죄에 맞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들에게 파멸당했기 때문에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웠다"며 "공사 출신만 죽이는 '공사 킬러'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살해 대상으로 정한 6명에 대해선 '패거리'라고 지칭했다.

김동환은 경찰의 신변 보호 요청자 명단에 대한 사실조회 신청을 허가하고, 과거 직장 동료 A씨를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두 요청 모두 지난 공판에서도 제기한 내용이다. 그는 "신변 보호 명단이 저를 회사에서 괴롭히고 범행을 공모한 가해자들의 명단일 것"이라며 "작전을 시작하고 하나둘 죽어 나가자 겁에 질려 경찰에 살려 달라고 신변 보호를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정된 국선변호인 2명을 향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김동환은 "두 변호인이 구치소에 접견도 오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기일이 진행돼 내용을 모르는 상황에서 당했다"며 "이 시간부터 제가 직접 저 자신을 변호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증인 채택 등 기존 결정을 변경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김동환이 기소된 사건은 변호인 선임이 의무적인 '필요적 변호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공판 기일은 다음 달 11일이다.

이날 법정에선 과거 김동환과 함께 비행한 경험이 있는 항공사 기장 B씨에 대한 증인신문도 진행됐다. B씨는 회사 안에서 공군사관학교 출신 기득권으로 인한 피해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제가 아는 바로는 없다"고 답했다.

한편 김동환은 지난 3월 16일부터 17일 사이 옛 직장 동료이자 현직 항공사 기장인 50대 C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고, 또 다른 기장 1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김동환이 범행 전 약 8개월 동안 옛 동료 기장 6명을 살해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으며, 이들의 근무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 항공사 운항 정보 사이트에 17차례 무단 침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김동환은 "악랄한 기득권이 한 사람의 인생을, 개인의 한 인생을 파멸시켜도 된다는 휴브리스"라며 "미친 네메시스,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휴브리스(Hubris)와 네메시스(Nemesis)는 그리스 신화와 철학에 나오는 용어다. 휴브리스는 인간의 오만, 네메시스는 신의 응징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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