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아껴 숨긴 재산 10억 불린 남편..."한 푼도 못 줘" 딸 데리고 가출

류원혜 기자
2026.07.16 09:31
생활비는 아끼면서 아내 몰래 투자로 재산을 불린 남편이 "한 푼도 줄 수 없다"며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생활비는 아끼면서 아내 몰래 투자로 재산을 불린 남편이 "한 푼도 줄 수 없다"며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1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결혼 10년 차 여성 A씨 사연이 소개됐다.

은행원인 A씨 남편은 결혼 초기부터 "주식 고수는 계좌를 섞지 않는다"며 각자 자산을 관리하자고 했고, 생활비도 최소한만 부담해 A씨가 양육비와 생활비 대부분을 책임졌다.

그런데 최근 A씨는 남편이 숨겨온 재산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남편은 시아버지에게 증여받은 주식을 처분해 마련한 7억원을 주식과 해외 채권 등에 투자해 10억원까지 불려놓은 상태였다.

A씨가 항의하자 남편은 "아버지가 준 돈이라 내 특유재산이며 당신 몫은 없다"고 주장한 뒤 6살 딸을 데리고 집을 나갔다.

A씨는 법원에 유아인도 사전 처분을 신청해 딸을 데려왔다. 남편은 이혼을 요구하며 "재산은 한 푼도 줄 수 없다. 일주일씩 번갈아 딸을 키우자. 응하지 않으면 경제력을 동원해 양육권을 가져오겠다"고 압박했다.

A씨는 "남편은 사과는커녕 저를 욕심 많은 사람 취급했다. 저도 이혼을 결심했지만 딸을 뺏길까 봐 매일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며 공동양육 가능 여부와 재산분할, 위자료 청구 가능성 등을 물었다.

임경미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증여받은 재산은 원칙적으로 특유재산이지만 배우자가 장기간 가사·육아 등을 통해 재산 유지·증식에 기여했다면 투자로 늘어난 재산은 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액의 재산을 숨기고 일방적으로 가출한 행위는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며 "이혼 소송과 함께 재산명시·재산조회 신청으로 자산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주식계좌 등에 가압류를 신청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남편의 주장하는 공동 양육에 관해 임 변호사는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부모 간 협력과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며 "A씨 부부처럼 갈등이 극심한 경우에는 아이의 복리를 위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또 "양육권은 경제력보다 아이의 복리와 주 양육자, 정서적 유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며 "A씨가 주로 아이를 돌봐왔다면 남편의 높은 소득은 오히려 더 많은 양육비를 부담해야 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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