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제철소에서 사내협력업체 소속으로 근무한 근로자들 370여명이 직접 고용을 주장하며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 판결에 따라 포스코는 사내 하청 직원들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거나 직접고용해야 한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엄상필 대법관)는 16일 협력업체 직원 김모씨 등 370여명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정년이 도과한 원고들 일부에게는 각하 판결을, 나머지 원고들에게는 상고기각 판결을 내렸다.
김씨 등은 포스코 사내협력업체 소속으로 포항·광양제철소에서 원료 하역, 설비 보수, 압연공정, 제강공정, 크레인 운전 등 다양한 생산공정 업무를 수행했다.
이들은 실제로는 협력업체가 아니라 포스코의 지휘·명령을 받아 일했다며 근로자 지위 확인 또는 포스코의 직접고용 의무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파견법은 2006년 개정 전에는 파견근로자를 2년 넘게 사용하면 사용사업주가 해당 근로자를 직접고용한 것으로 간주했지만 개정 후에는 자동 고용 대신 직접고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김씨 등은 개정된 법률에 따라 포스코가 직접고용을 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반면 포스코 측은 이 사건 협력작업계약이 도급계약에 해당할 뿐이라며 근로자파견계약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핵심 쟁점은 포스코와 협력업체 직원들의 근로관계가 원청 지휘를 받는 '파견'인지 아니면 협력업체 지시를 받는 '도급'인지였다.
1심 재판부는 근로자들 손을 들어줬다. 포스코는 전산관리시스템(MES)을 도입했는데, MES를 통해 작업 정보가 제공되고 이에 맞춰 협력업체 직원들이 작업을 수행했기 때문에 사실상 구속력 있는 '지시'가 이뤄졌다고 본 것이다. 협력업체가 작성한 작업표준서가 포스코 것과 동일한 점, 평가지표(KPI)로 근로자를 평가한 것 등도 근거가 됐다. 이에 따라 1심 법원은 원고들은 포스코의 근로자라면서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사업주와 각 협력업체, 그리고 파견근로자 3자 사이에 파견법이 정하는 '근로자파견'의 관계가 형성됐음은 충분히 증명됐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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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광양제철소에서 근무한 포스코엠텍 소속 직원들에 대해서는 근로자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했다. 대법원은 포스코가 냉연 포장 작업을 직접 수행한 적이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본사가 이들을 상대로 지휘 및 명령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은 또 이번 소송에 참여한 원고들 중 정년이 도과한 원고들에 대해서는 소의 이익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이들에게 정년이 지나 근로자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면서 이같이판단했다.
이 밖에 대법원은 이들을 제외한 원고들에게는 협력업체에 고용됐더라도 실질적으로 포스코의 지휘·명령을 받아 근무한 만큼 근로자파견 관계가 성립한다고 본 원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한편 이번 두 사건과 유사한 협력업체 직원들의 소송은 2011년 시작됐다. 대법원은 2022년 처음으로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고 이후에도 승소 취지 판결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