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 한 개농장에서 떠돌던 강아지였다. 3년 전 동물 구조 단체에 구조됐다. 태어난지 고작 1년도 안 된 강아지였다. 이름은 뽀로로라 지어주었다.
살아 남았으나 살아갈 날이 더 걱정이었다. 오래 함께해줄 가족을 만나야 했다. 1년은 비닐하우스에 마련된 임시 거처에서, 1년은 위탁처에서, 1년은 훈련소에서 보냈다.
조금은 느리고 소심했으나 매일 용기를 내었다. 사람을 두려워했으나 차츰 마음을 열었다. 나란히 함께 걸으며 산책할 수 있게 됐다.
3년의 기다림 끝에 '임시보호(이하 임보)' 해줄 가정을 찾게 되었다. 임보는 단 한 번도 집에서 지내보지 못한 뽀로로를 위한 귀한 기회였다. 따스한 집에서 사람과 호흡하는 법, 함께 지내는 법,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인연이 닿으면 입양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뽀로로는 17일 임보처로 가게 됐다. 집밥을 먹길 바라던 많은 이들이 응원했다.
그러나 하루만에 임보가 취소됐다. 뽀로로는 다시 훈련소로 돌아와야 했다. 희망이 상처로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임보처로 간 뒤 환경이 바뀌어 긴장한 탓에 마킹(소변을 찔끔씩 누는 것)하는 문제가 있었단 얘기가 전해졌다.
돌아오는 차량 뒷좌석에 앉은 뽀로로는 풀 죽은 모습이었다. 고개를 자리에 올려놓고 가만히 숨을 쉬었다. 정차했을 땐 가끔 창 밖을 보기도 했다. 하필 장맛비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현 임보자는 뽀로로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
하루만에 임보가 취소됐단 소식에 응원하던 이들도 아쉬워했다. 더 오래 기다려줘야 한다며, 대신 화를 내어주는 이도 있었다.
한 반려견 보호자는 "임보도 신중히 생각하고 해야 한다. 상처가 치유되려는 애들이 또 상처 받는다"고 했다. "마킹은 산책을 잘 시켜주면 안 할텐데"라며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현 임보자는 "사람에게 상처 받았던 아이에게 또 다시 상처를 안겨주어 너무 미안하다"며 "뽀로로는 아무 잘못이 없다. 그저 평생 함께해줄 가족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뽀로로가 평생 함께해줄 가족을 만날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간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