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빌 애크먼, 딸에 '미토콘드리아 이식' 치료법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 빌 애크먼(60)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시력을 잃은 26세 딸을 위해 인체에 처음 시도되는 실험적 치료를 선택한 사실이 알려졌다.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애크먼의 딸 루시는 지난 2월 미국 뉴욕 브루클린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뒤 운동 능력과 언어 능력, 시력을 잃게 됐다.
애크먼은 루시가 뉴욕의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서 최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전 세계 영향력 있는 의료계 지인들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그 결과 최근 연구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미토콘드리아 이식'이라는 새로운 세포 치료법을 받기로 했다.
마운트 시나이 병원 의료진은 루시의 다리 근육에서 추출한 미토콘드리아를 눈에 이식해 손상된 시신경이 회복되도록 돕는 방식을 제안했다.
의료진은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임상시험용 신약(IND) 신청'을 제출했고, FDA의 승인을 받아 치료를 진행했다. 이는 일반적인 치료법이 없을 때 임상시험 단계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가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세포 내 기관이다. 사람이 섭취한 음식을 세포 내 에너지원인 아데노신삼인산(ATP)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최근 수년간 과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가 음식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 외에도 손상된 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세포 재생과 치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신체 한 부위에서 추출한 미토콘드리아를 다른 부위에 이식한 사례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사람의 눈에 직접 이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약 1년 동안 미토콘드리아 이식 연구를 진행해온 마운트 시나이 병원 의료진은 루시의 치료에 지난 4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된 동물실험 결과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서는 미토콘드리아 이식을 통해 손상된 시신경이 회복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치료 직후 루시는 일부 빛을 감지할 수 있게 됐으나, 약 한 달 뒤에는 그 효과가 점차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과학자들은 인체가 기능하는 데 수조 개의 미토콘드리아가 필요한 만큼, 그중 소량만 주입하는 방식으로 유의미한 회복이 가능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다.
독자들의 PICK!
그러나 애크먼은 "딸 눈에 더 자주 미토콘드리아를 주사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미토콘드리아가 놀라운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애크먼은 딸의 치료를 계기로 뇌 연구와 재활, 회복, 노화 연구를 위한 새로운 연구 기관 설립에 나섰다. 그는 관련 연구와 기관 설립을 위해 4억 달러(한화 약 5384억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빌 애크먼은 하버드대 사회학과 졸업 후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엘리트로,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다. 치폴레, 하워드 휴스 홀딩스 등에 투자해 성공을 거뒀으며 투자한 기업의 지분을 확보한 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투자 방식으로 잘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