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해 학교 건물을 점거하고 캠퍼스에 래커칠을 해 재판에 넘겨진 동덕여대 학생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점거 시위를 직접 지휘하지 않았고, 래커칠 자체도 재물손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판사 김보라)은 22일 오전 업무방해, 공동퇴거불응,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동덕여대 학생 등 11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11명 중 1명을 제외한 10명은 여전히 학생 신분이다.
이들은 2024년 말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해 학교 본관과 100주년기념관을 점거하고 교정에 래커칠해 학교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동덕여대 추산 피해 규모는 약 46억원이다.
피고인 이모씨는 시위 과정에서 총장 비서실 문손잡이에 빗자루를 끼워 문을 막는 등 비서실에 있던 직원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감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동덕여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최모씨를 중심으로 결성한 총력대응위원회(총대위)가 점거 시위에 대한 전권을 받아 총괄 관리했다고 봤다. 총대위가 지휘한 시위로 동덕여대 총장, 교수, 교직원이 업무를 방해받았다는 주장이다.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당시 일어난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를 직접 주도하고 지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최씨 측은 "점거 시위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학교 측의 퇴거 요구를 듣기 위해 점거 장소에 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학생들을 퇴거시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당시 동덕여대 총학생회 부회장이었던 김모씨 측도 "학생들의 자발적인 점거 시위였다"며 "점거를 지휘한 사실이 없고 학내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학교 캠퍼스에 래커칠해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학생들은 래커칠 행위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해당 행위가 건물의 효용을 해치지 않아 재물손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동덕여대는 2024년 11월29일 김명애 총장 명의로 당시 시위를 주도한 학생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학교 측은 지난해 5월14일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으나 경찰은 관련 혐의가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수사를 이어갔다.
경찰은 지난해 6월24일 학생 등 22명을 업무방해, 퇴거불응, 재물손괴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 3월25일 이들 중 11명을 업무방해, 공동퇴거불응, 공동감금, 재물손괴 등 혐의로 지난 3월25일 불구속 기소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9월16일 오후 4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