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와 공모해 환자를 끌어들인 다음 허위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는 수법으로 보험금 수십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검찰 보완수사로 적발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기노성)는 치과 보험사기를 주도한 병원 실장 2명과 보험 설계사 1명 등 총 3명을 보험사기방지법 위반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치과의사 2명과 상담실장 1명, 보험설계사 11명 등 총 14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보험설계사 A씨 등은 2020년 8월부터 2024년 4월까지 특정 치과에 환자 소개·알선과 보험금 청구를 대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범행 과정에서 서로 다른 치과의원 의사 B·C씨와 실장 등 4명이 2020년 8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소개받은 해당 환자를 치료하면서 초진일을 삭제하거나, 레진 치료 치아 개수를 부풀려 기재한 허위 치료확인서를 발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장 중 1명은 비의료인임에도 의료인 C씨를 고용해 운영하는 '사무장 병원' 방식으로 치과의원을 실질적으로 개설·운영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또 이 사건에 연루된 200여명의 환자가 보험금으로 치료비를 후불 납부하는 방식으로 보험회사를 속여 약 22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한 정황도 파악했다.
앞서 검찰은 올해 3월 관내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이 사건에 대해 직접 보완수사를 결정했다. 경찰이 송치 결정을 내린 일부 피의자에 대해 혐의 소명자료를 보완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경찰이 별다른 보완수사 없이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결론을 불송치로 변경하면서다.
검찰 수사결과 치과의원 관계자들은 편취한 보험금 중 약 30%를 보험설계사에게 '페이백' 명목으로 지급해 더 많은 보험 환자들을 병원으로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설계사들은 '레진·인레이 등 보존 치료의 치아 개수별 보장 한도 부재'라는 보험 약관상의 허점을 악용해 범행을 기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보험 가입 전 고지의무'와 '보험 가입 후 90일 면책 기간' 등 약관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수기 진료기록부를 조작해 가입 전 진료 받은 초진일을 삭제하거나, 파노라마 촬영 사진을 삭제하는 등의 방법까지 동원했다.
이후 보험업계가 치아보험 가입 조건을 제한하고, 면책기간을 연장하는 등 약관을 개정하면서 다른 가입자들은 보험료 인상과 보장 축소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과정에서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범행을 설계한 보험설계사 A씨는 경찰 수사에서부터 휴대전화를 은닉하고 자백하는 공범들에게 진술 번복을 요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나머지 공범 보험설계사와 환자들에 대해서는 확보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범행 가담 정도, 편취한 금액 등을 고려해 사법처리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보험상품을 이용하는 전 국민이 피해자인 보험사기와 의료범죄를 엄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