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피하는 방법...극한 폭염에 '그늘길' 앱까지 등장

이은 기자
2026.08.06 07:49
서울 전역에 사상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찜통 더위 속 그늘길을 안내하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전역에 사상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는 등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찜통 더위 속 그늘길을 안내하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시간 변화에 따라 건물·가로수 등 주변 지형지물이 만드는 그늘을 계산해 '그늘길'을 안내하는 앱 '그늘로: 뚜벅의 여름길'(이하 '그늘로')이다. iOS 앱스토어와 토스 등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 중이다.

/사진=그늘로

'그늘로'는 건물과 가로수의 그림자와 태양 고도를 계산해 시간대별 그늘 변화를 보여주고 이를 바탕으로 그늘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경로를 안내한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도 버스나 지상 구간이 포함된 지하철은 햇빛을 덜 받는 방향을 계산해 '왼쪽 창가 추천·그늘 68%'와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경사도와 혼잡도 등 이동 환경도 함께 고려해 제안한다.

/사진=그늘로 앱 캡처

'그늘로'를 개발한 것은 서울대 수학교육과 23학번으로 벤처경영학을 복수 전공 중인 유민준(23)씨다.

6일 뉴스1에 따르면 군 전역 후 복학을 준비하던 지난달 초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유씨는 경기 성남시에서 서울 관악구의 학교까지 통학하며 버스와 지하철을 여러 차례 갈아탄 뒤 걸어야 했고, 평소 '그늘로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한다. 특히 올해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 햇볕은 서비스 개발의 계기가 됐다.

개방형 지도 데이터베이스인 오픈 스트리트 맵 정보에 국토교통부·공공데이터 포털 등이 제공하는 △건물 형상·높이 정보 △가로수 위치·수관 정보 △공원 정보 △약냉방 칸을 비롯한 대중교통 정보 등을 접목했다. 서울시의 경우 무더위쉼터 정보도 적용했다.

기존에도 그늘길 안내 서비스는 있었지만, '그늘로'는 길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에서도 시간대별로 그림자 양상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지난달 13일 서비스를 공개한 이후 현재까지 누적 방문량은 약 3만 건을 기록했다. 누적 안내 경로 수도 5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SNS(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유씨는 "'아버지가 매일 반려견을 산책시키며 땀에 흠뻑 젖어 돌아오셨었는데 앱 덕분에 도움이 됐다',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데 경사도와 계단 정보까지 제공돼 좋았다'는 이용자 후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 SNS 이용자가 겨울철에는 반대로 햇빛을 따라 이동할 수 있는 '볕으로' 서비스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며 기억에 남는 피드백으로 꼽았다.

유씨는 부동산업이나 사진작가 등 그늘 정보를 보다 깊이 있게 활용하려는 이들이 있다며 건물 외형 등을 고도화한 분석 기능을 강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대중교통 정보를 상세히 제공해 '뚜벅이'들이 좀 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앱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올여름 폭염은 국내 기상 관측 이래 최악 수준으로 꼽힌다. 지난 2일 경남 양산은 역대 최고 기온인 42.5도까지 치솟았다. 국내에서 기온이 42도를 넘긴 것은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한 1904년 이후 122년 만에 처음이다.

경기 양주의 일 최고 체감온도는 42.0도까지 치솟았고 최고기온은 41.5도를 기록했다. 40도 안팎의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폭염 사망자는 21명으로 늘었다. 당분간 전국적으로 최고 체감온도 35도 안팎의 심한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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