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놓여있는 벤치에서도 자리를 맡는 게 가능할까.
해수욕장 앞 비어있는 벤치에 앉았다가 "내가 맡아둔 자리니, 비켜달라"는 얘기를 듣고 황당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지난 주말 가족과 보령에 있는 해수욕장을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는 40대 주부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남편과 아이들은 물놀이하고 저는 혼자 쉬기로 했다. 바다가 잘 보이는 벤치 자리를 찾던 중에 한쪽 끝에 짐만 놓인 채 비어있는 벤치를 발견했고 저도 끝 쪽에 앉아 쉬고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10여분 후, 옆 벤치에 앉아있던 여성이 다가와 A씨에게 말을 걸었다. 이 여성은 "제가 일찍 와서 자리 맡으려고 짐을 뒀다. 이제 우리 가족들이 돌아올 것 같으니 좀 비켜달라"고 했다.
A씨는 "일어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계속 앉아있었더니 갑자기 그 여성이 제가 앉은 벤치로 자리를 옮겨 제 옆에 바짝 붙어 앉더라. 얼마 후 남편이 오자, 마치 제가 강제로 자리를 빼앗았다는 듯 억울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 싸움이 벌어질까 봐 그냥 가만히 앉아있다가 왔는데, 이게 제 잘못이냐?"라고 의견을 물었다.
사연을 접한 '사건반장' 패널들도 의견이 서로 달랐다.
손수호 변호사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자리를 아무도 모르게 먼저 선점하는 게 큰 의미가 있나 싶다. 서로 양보하고 돌려가며 앉으면 좋았겠지만, 시작이 그러지 못했으니 원칙으로 돌아가 '주인 없는 자리'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누가 하나가 잘못됐다고 하기에는 애매하다. 보통 그렇게 짐이 있으면 '누가 맡아놨구나' 하는 생각이 가능하기에 피해서 앉는 분들도 있고, '짐이 끝에 있으니 내가 앉아도 되겠지' 하고 앉아도 잘못은 아니다. 서로 양보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박지훈 변호사는 "공용 벤치이지 않나. 관행적으로 자리를 맡는다고 하면, 거기에 앉아있거나 혹은 즉시 복귀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지금 보면 가족들이 멀리 떨어져 있던 상황으로 보여서 제보자가 앉아도 되는 상황 아닌가 싶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