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천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근로자 1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 대법원이 한국중부발전은 공사 발주자이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한국중부발전과 본부장 A씨에게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9일 밝혔다. 시공사인 금호건설과 하도급업체, 현장소장들에 대한 유죄는 그대로 확정했다.
사건은 2020년 4월 충남 서천군 신서천화력발전소 배연탈황설비 공사현장에서 발생했다. 변압기 상회전 시험 과정에서 아크(Arc) 폭발이 일어나 금호건설 소속 근로자 1명이 숨지고 수급업체 근로자와 중부발전 직원 등 3명이 다쳤다.
쟁점은 한국중부발전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부담하는 '도급인'인지 아니면 의무가 제한되는 '건설공사발주자'인지였다.
1심은 중부발전이 공사를 총괄·관리했다고 보기 어렵고 건설공사발주자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발전소 건설을 위한 전담조직을 운영하며 공사를 실질적으로 관리했고, 발전사업 수행에 필수적인 공사인 만큼 도급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유죄로 뒤집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상 도급인 여부는 공사현장의 유해·위험요소를 실제로 지배·관리할 권한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발주자가 공정회의를 주관하거나 안전작업허가서를 승인하고 공정 지연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등 통상적인 관리행위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시공을 주도해 총괄·관리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발전소 운영과 건설은 서로 구분되는 사업"이라며 "한국중부발전이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전문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고 사고가 발생한 설비 역시 계약상 시공사가 인도 전까지 관리하도록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설계와 자재 구매·시공은 물론 위험성평가와 작업절차서 작성까지 모두 시공사인 금호건설이 수행했고, 공사현장의 산업재해 예방과 관련한 위험관리 권한과 의무 역시 시공사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중부발전과 본부장에 대해서는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반면 시공사와 현장소장, 전기제어 하도급업체 및 현장소장에 대해서는 원심의 유죄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