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3잔 마셨어요" 택시기사 '무죄'…운전 26분 뒤 측정의 변수

김소영 기자
2026.08.09 17:39
음주 측정 결과 음주운전 처벌 기준치와 동일한 혈중알코올농도 0.03%가 나와 재판에 넘겨진 택시 기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음주 측정 결과 음주운전 처벌 기준치와 동일한 혈중알코올농도 0.03%가 나와 재판에 넘겨진 택시 기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9일 뉴스1·뉴시스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7단독 이성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택시 기사 50대 남성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13일 술에 취한 채 부산 해운대구에서 수영구까지 1㎞를 운전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해운대구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았고, 낮 12시20분쯤 차고지에 택시를 주차한 후 차 안에서 쉬고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낮 12시46분쯤 A씨에 대한 음주 측정을 실시했다. 당시 측정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3%로, 현행 음주운전 처벌 기준인 면허정지 수준(혈중알코올농도 0.03~0.08%)에 딱 걸쳐 있었다.

검찰은 운전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이 부장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이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 부장판사는 A씨가 식당에서 결제한 시점이 당일 낮 12시6분인 점을 고려해 A씨가 실제 음주를 마친 시점은 그 이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 후 30~90분 사이 최고치에 이르는데, A씨의 음주 측정이 최종 음주 시점부터 최소 40분 이상 지난 뒤 이뤄진 만큼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상승기'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음주 측정 26분 전인 운전 당시엔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낮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혈중알코올농도가 상승기에 얼마나 증가하는지는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아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단정할 수 없다고도 했다.

특히 이 부장판사는 음주량과 체중 등을 토대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계산법인 '위드마크 공식'을 직접 적용하기도 했다.

앞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식당에서 소주 2~3잔 정도를 마셨다"고 진술했는데, 이를 위드마크 공식에 대입해 계산할 경우 운전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약 0.027%로 추정돼 처벌 기준에 미치지 않는 결과가 나온다.

아울러 이 부장판사는 A씨가 운전 중 사고를 낸 사실이 없고, 주취 운전자 정황 보고서에 기재된 '말 더듬거림', '혈색 약간 붉음' 등도 단속 경찰관의 주관적 판단에 불과해 객관적인 주취 정도를 입증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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