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이름만 빌려 건물 등기했는데…이혼 소송 내자 "건물 내 것"

박다영 기자
2026.08.12 11:53
남편 명의만 빌려 건물 등기를 했는데 이혼을 하게 되자 남편이 태도를 바꿔 건물은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한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남편 명의만 빌려 건물 등기를 했는데 이혼을 하게 되자 남편이 태도를 바꿔 건물은 자신의 소유라고 주장한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2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아내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남편이 취직하자마자 A씨는 임신했고 두 사람은 모아둔 돈이 없는 채로 급하게 결혼하게 됐다. A씨 부부의 결혼식 비용과 혼수, 아파트 전세보증금은 전부 오래전부터 부동산 임대업을 해온 A씨의 친정아버지가 부담했다.

결혼한 지 5년쯤 됐을 때 아버지는 상가 한 채를 매입하면서 세금 문제를 고려해 A씨 남편의 명의로 등기해도 되겠냐고 부탁했다.

A씨는 "남편은 아버지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흔쾌히 승낙했다"며 "신경 쓸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했다.

상가 매매대금, 취득세, 등기 비용 전부 아버지가 부담했다. 임대차계약을 맺고 세입자를 관리하는 일도 아버지가 맡았다.

그런데 얼마 전 A씨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남편이 직장동료와 바람피운다는 것. A씨는 곧바로 남편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냈다.

재산 분할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남편 명의로 등기된 상가가 쟁점이 된 것이다.

A씨는 이혼하게 되면 당연히 아버지가 상가를 돌려받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이 상가는 장인어른 것이다"라고 말해왔던 남편은 태도를 바꿨다. 남편은 "등기부상 소유자는 나다. 명의만 빌려준 것이라는 증거도 없고 장인어른이 사위에게 증여한 재산이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아버지는 사위한테 배신당한 것으로 모자라 재산까지 빼앗기게 됐다.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배수지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명의신탁'을 주장해볼 수 있다"며 "법원은 대금을 누가 부담했는지, 등기필증을 누가 보관하고 있는지, 세금을 누가 냈는지 등을 종합해서 판단한다. 아버지가 매매대금 전액과 세금을 지급했고 관리업무를 수행했으며 사위는 명의만 빌려준 정황이 명백하면 명의신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했다.

부부의 재산분할 대상에는 해당 상가가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봤다.

배 변호사는 "명의신탁이 인정된다면 상가의 실질적 소유자는 장인어른이므로 부부 공동의 재산이 아니라 재산분할 대상 자체에서 제외된다"며 "만일 사위의 주장대로 '증여'로 인정될 경우에는 재산분할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혼인 기간이 짧고 사위가 해당 재산의 유지나 가치 상승에 기여한 바가 적은 점이 재산분할 시 고려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 사연의 경우에는 계약 형태에 따라 상가 소유권자가 달라진다.

배 변호사는 "현행법상 배우자 간 명의 신탁은 예외적으로 허용되지만 장인과 사위 간 약정은 그 자체가 무효"라며 "상가 매도인이 장인어른과 계약을 맺고 명의만 사위가 한 '3자간 명의신탁'이라면 소유권이 매도인에게 돌아가서 장인어른은 매도인을 거쳐 소유권을 찾아올 수 있다. 사위가 직접 계약자가 되고 장인어른은 돈만 댄 '계약명의신탁'이면 매도인이 사정을 몰랐을 경우 소유권이 사위에게 남는다"고 했다.

사위가 소유권을 갖게 된다고 하더라도 모든 수익을 가져갈 수는 없다. 그는 "사위는 법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으로 이득을 얻은 것이 되기 때문에 장인어른에게 받은 상가 매수자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사위가 온전히 상가를 독식하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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