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가 11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 지연 등 절차의 적정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청에서 정기회의를 열고 김 의원 관련 사건에 대한 심의를 진행 중이다.
이날 수사심의위는 사건 처분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은 경위 등 수사 절차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전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심의 신청자의 요구 사항이 '신속 수사'인 만큼 수사 내용보다는 형식적 절차 위주로 심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사심의는 고소·고발인 등 사건 관계인이 경찰 수사 절차나 결과의 적정성·적법성을 심의해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법조인과 전직 수사관, 교수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가 사건을 심의한다. 심의 결과에 따라 사건의 신속 처리나 담당 부서·관서 재지정, 재수사, 보완수사 등을 권고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심의는 경찰청장이나 수사심의위원장 등이 직권으로 부의한 사안이 아닌 사건 관계인의 신청에 따라 이뤄지는 만큼 피의자나 고소인이 직접 출석해 의견을 진술하는 절차는 진행되지 않는다.
김 의원을 고소한 전직 보좌관 A씨는 지난 3일 서울청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A씨는 신청서를 통해 "수사 지연과 결정 지연, 구속영장 미신청 사유 등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을 고발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도 지난달 31일 수사의 공정성 등에 의문이 있다며 수사심의를 신청했다.
수사심의위 개최에 앞서 정치권에서도 장기간 이어지는 경찰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동작갑 당원협의회는 이날 서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장진영 당협위원장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수사 기간만 1년 가까이 끌었는데도 아무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경찰은 무엇이 두려워 수사에 진척을 내지 못하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김병기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탈당 이후 8개월이 지나도록 민주당 동작구 지역의원은 공석 상태"라며 "민주당은 동작구청장이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맡는 비상식적인 행태를 중단하고, 제대로 수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차남 숭실대 편입 특혜 △배우자의 동작구의회 법인카드 유용 및 수사 무마 △대한항공 특혜 제공 △쿠팡 이직 전 보좌관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 요구 및 고가 식사 제공 등 총 13가지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최근 대부분 의혹에 대한 혐의 판단을 마무리하고 최종 처분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