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됐다"...'허위 종결' 제주 경찰, 60대 남성 실종 때도 반복

김희정 기자
2026.08.30 09:31
지난 28일 제주시 한림읍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 피해자 장 모씨의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숲 현장을 경찰이 지키고 있다. /사진=뉴스1

제주 실종 사건을 잇달아 허위로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모(34) 경장이 두 건의 실종 사건 모두에서 실종자의 위치정보를 조회하고도 사건을 임의로 종결 처리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뉴스1 보도와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부 경장은 지난 5월 15일 장미란(37)씨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약 1시간 50분 동안 112 시스템상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7차례에 걸쳐 조회했다.

당시 장씨의 휴대전화 위치는 제주시 한림항 인근으로 확인됐음에도 부 경장은 장씨와 대면하거나 통화하지 않은 채 "연락이 닿았다"며 신고 접수 약 2시간 33분만에 사건을 자체 종결했다. 경찰은 장씨가 숙소를 나선 5월 12일 밤부터 다음 날 새벽 사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8일 제주시 한림읍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 피해자 장 모씨의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숲 현장에 누군가 추모의 의미로 가져다놓은 국화꽃다발이 놓여 있다. /사진=뉴스1

같은 수법은 다른 실종 사건에서도 반복됐다. 부 경장은 지난 7월 2일 오후 6시 2분쯤 60대 남성 A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자 최소 1회 이상 A씨의 위치정보를 조회했다. 이후 신고 접수 5시간 36분만인 같은 날 오후 11시 38분쯤 "A씨와 연락이 됐다"며 신고를 종결 처리했고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도 'A씨 소재 발견'이라고 허위로 입력했다.

A씨 가족은 이후에도 연락이 닿지 않자 허위 종결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온 뒤인 지난 21일 다시 신고했지만 A씨는 다음 날인 22일 제주시 구좌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장씨 가족 역시 연락 두절이 이어지자 지난달 19일 실종 신고를 재접수했다. 경찰은 다음 날부터 이틀간 장씨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16차례 조회했고, 이 중 4차례는 부 경장이 직접 실시했다.

경찰의 '실종 신고 허위 종결' 파문이 이어지는 28일 오전 실종자 30대 여성이 숨진 제주시 한림읍 야자수 숲 앞에 폴리스 라인이 둘러져 있다. /사진=뉴스1

그는 최초 신고 당시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고 보고하면서도 프로파일링 시스템에는 장씨를 '교통사고 사상자'로 분류해두는 등 서로 모순되는 기록을 남겼다. 경찰은 재신고 약 3주 뒤인 이달 10일에야 부 경장이 실제로 장씨와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판단해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 내부 매뉴얼상 실종자를 대면해 안전을 확인한 뒤 과장과 팀장의 검토·결재를 거쳐 사건을 종결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장씨 사건은 상급자 결재 없이 부 경장이 단독으로 종결했다.

한편 경찰청은 전·현직 제주서부경찰서장을 포함한 지휘라인 4명 전원을 대기 발령했다. 그간 진술을 거부하고 혐의를 부인해온 부 경장은 최근 조사에서 "장씨와 60대 남성 등 2명의 실종자와 통화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주요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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